국제금값이 23일 2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금 6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4.50달러(1.4%) 오른 온스당 3백22.80달러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3백23.10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선물가격이 온스당 3백2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99년 10월 이후 처음이며 올들어 상승폭은 16%에 달한다. 국제금값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면서 연초 3.75g(1돈)당 4만9천3백원이던 국내 금도매시세도 5만3천4백원(5월23일)을 기록,올들어 9% 가까이 상승했다. 국내가격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금값이 이처럼 강세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추가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인도·파키스탄간에 전운이 감돌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금시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뚜렷한 상승모멘텀을 찾지못하고 있는 세계증시와 최근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달러약세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달러화 가치 하락은 해외투자자들에게 달러표시 금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와 금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장기간의 저금리로 인플레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금값 상승의 또다른 요인이다. 실제로 금값은 미국에서 인플레가 극성을 떨친 1980년엔 온스당 8백달러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금값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가테러가 발생할 경우 온스당 5백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