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카세트 리코더(VCR) 시대가 가고 서서히 디지털 비디오 리코더(DVR)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TV와 광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TV 보다는 DVR에 의존해 TV 프로그램을 보는가 하면 빠른 편집을 통해 광고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지 않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광고주가 TV 광고에 투자한 만큼 매출증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것의 의미한다. 23일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DVR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너무 비싸 보통 사람들은 외면하거나 아예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으나 지금 미국에는 이기기가 100만 가정에 보급돼 있다. 이 기기는 5년내에 미국의 5천만 가구에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VR는 하드디스크에 30시간 이상 분량의 TV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있는데다 보고 싶지 않은 화면을 건너뛰는 것이 너무 쉬워 굳이 필요하지 않는 광고를 인내심을 갖고 보지 않아도 된다. 리모콘을 한 번만 누르면 중간 광고 같은 것은 그냥 뛰어넘어갈 수 있다. 비디오 카세트 처럼 빠른 속도로 돌려도 어느 정도는 기다려야 하거나 보고 싶은 화면을 찾는 작업이 DVR에서는 VCR 처럼 귀찮지가 않다. 이러다 보니 DVR를 가진 사람은 황금시간대에 TV를 보기 보다는 이 기기를 통해프로그램을 저장해 두고 심야에 보는 등 자기가 편한 시간에 인기 프로를 보는데다다 광고는 무시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다. 터너방송의 재미 켈너 대표는 "공짜 TV 프로 시청이란 있을 수 없으며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보는 대신 광고 역시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훈계'가 DVR 보유자들의 TV시청습관을 변하게 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광고주들은 TV프로그램 구매전략 및 구매가격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대응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