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삶을 즐긴다" 신세대 전문직을 중심으로 나만의 삶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소형 가전시장이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결혼전에도 부모의 품안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려는 게 요즘 젊은이들의 경향이다. 이들은 원룸에 살면서 독립적인 공간과 독립적인 생활을 만끽하려고 한다. 튼튼한 경제력을 갖추고 자기만의 독립공간을 추구하는 "코쿤(Cocoon)족"도 늘고 있다. 코쿤은 누에고치와 같이 외부활동을 삼가고 취미활동이나 업무 등을 대부분 집안에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신세대를 빗대서 하는 말이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원룸에 사는 개인들을 위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패션냉장고와 벽걸이 에어컨,삶는 세탁기,토스트겸용 전자레인지,모니터겸용 LCD TV 등 공간절약형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작지만 기능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들이다. 혼수품 시장 등 기존 백색가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 반해 경제력을 보유한 원룸형 개인들이 급증한데 따른 자연스런 추세변화다. 이미 일본에는 경제력을 갖추고 자기만의 독립공간을 추구하는 코쿤족이 1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11 테러사태 이후 코쿤족이 부쩍 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패키지 가전제품이 속속 출시돼 큰 인기를 얻는 등 유망 틈새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특히 원룸형 개인가전제품들은 같은 제품이라도 디자인이 참신하고 고급스럽고 세련된 제품들이 잘 팔리는 추세여서 그만큼 부가가치도 높다. 삼성전자는 15~22인치 LCD TV를 원룸 등 개인용으로 준비해놓고 있다. 15인치 LCD TV는 두께가 20.2mm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얇고,무게도 3kg에 불과하다. 17,22인치의 경우 침실 주방 거실은 물론 화장대 자동차 사무실 등으로 옮겨가면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개전(個電)TV"다. 20인치의 패션TV(CT-20S4L)는 상큼한 라일락 컬러로 젊고 생동감 있는 느낌을 준다. 또 신세대들이 음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것에 착안,소형이면서도 4스피커 시스템을 채용했다. DVD의 고화질 고음질을 즐기고 싶지만 방이 작아서 구입을 망설이는 원룸족을 위해 DVDP를 제품에 내장한 완전평면TV도 나와 있다. 음악CD도 재생할 수 있으며 음향은 전문 오디오 시스템을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모닝콜 기능까지 있어 나홀로 잠을 자다 지각을 하는 걱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인테리어를 강조한 6평형.8평형 초슬림 "벽걸이 에어컨(스위트홈.Sweet Home)"을 지난해 출시 이후 3만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거울을 사용한 액자형 제품 등을 새로 출시했다. 올해는 이들 제품이 자체 에어컨 판매량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또 일본에서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청소기 TV VCR 등 6가지 소형가전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출시한 "큐비(CUBEi)"를 4만세트 정도 판매,일본법인 전체 매출의 20%를 이 제품으로 올렸다. 올해는 8만세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시장 공략에서 자신감을 얻은 LG전자는 지난해 큐비세트 중 90리터급 패션냉장고를 "뉴젠(NEWZEN)" 브랜드로 국내에 출시해 지난해 3만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도 5만대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방 한쪽 모서리에 쏙 들어가는 14인치 "누드 TV"와 스피커 크기가 일반제품의 4분의1 크기인 홈시어터 시스템(DV-135),벽걸이 TV 겸용 LCD 모니터 "스펙트럼"을 준비해 "솔로족"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동양매직의 경우 식기세척기와 가스레인지를 결합시킨 공간절약 및 실속형 콤비제품 "매직시스콤"을 출시했다. 위에서는 요리를 하고 아래에서는 설거지를 한다는 특이한 개념이다. 신혼이나 가족수가 적은 가정,원룸시장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존의 가로형 토스터기보다 상대적으로 수납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매직오븐토스터기도 원룸가정에 적합한 제품이다. 가전업체들은 이밖에 모니터겸용 LCD TV,토스트겸용 전자레인지,삶는 세탁기,밥짓는 전자렌지 등 원룸족을 겨냥한 고급 소형가전 제품 개발 및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룸형 제품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백색가전 시장의 새로운 신화를 엮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