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체업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메모리업체들은 비메모리사업을,비메모리업체들은 메모리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3백㎜웨이퍼 등 차세대 기술주도권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비메모리인 CPU(중앙처리장치)를 앞세워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로 부상한 인텔은 지난해 플래시메모리를 중심으로 메모리분야에서도 2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마이크론에 이어 업계 3위다. 2000년도 메모리 업계 순위는 7위였다. 비메모리 2위인 ST마이크로도 플래시메모리를 강화하면서 메모리분야 7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업체들은 비메모리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LDI(LCD구동칩)시장에서 올해 세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오는 2005년엔 비메모리분야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계획이다. 반도체가 주력사업이 아닌 업체들도 비메모리를 통해 반도체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선 오디오비디오(AV)·게임·콘텐츠 업체인 소니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소니는 지난 2000년 반도체업계 19위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엔 17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컴퓨터 솔루션업체인 IBM도 17위에서 11위로 도약했다. D램업계 판도도 바뀌고 있다. 우선 일본업체들이 크게 밀렸다. 한때 최강국으로 군림했지만 작년 메모리순위에서는 엘피다(NEC와 히타치의 통합법인)가 9위,후지쓰가 10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인피니언은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 난야와 3백㎜웨이퍼 기술개발에서 연합전선을 구축했고 모젤바이텔릭 윈본드 등과도 협력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이를 통해 D램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인텔 삼성전자 인피니언 등 3사가 시작한 3백㎜웨이퍼 양산과 연구개발단계에 있는 0.10㎛(마이크로미터·1백만분의 1m) 미만의 회로선폭 기술에 따라 반도체업계의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