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매도한 주식을 매수 권고한 '투자자 오도'사건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메릴린치가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연기금 펀드로부터 계약취소를 당하는 등 각종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18일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투자은행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일제히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피치를 포함, S&P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메릴린치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열 자산운용사인 메릴린치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MLIM)가 영국 대형 연기금펀드인 코오퍼레이티브와 맺었던 7억2천9백만달러 규모의 자산위탁관리 계약을 파기당하고 부실 자산운용혐의로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대형 투자은행중 부유층 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추진해온 합작사업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메릴린치는 HSBC 고객과 자사의 펀드운용 및 리서치 능력을 결합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0억달러를 공동 출자키로 했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