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외국 기업이 인수.합병(M&A) 협상을 체결하기에 어려운 나라로 알려졌지만 일단 진출하면 큰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고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紙가 칼라일 그룹의 對한국 투자사례를 인용, 최근호에서보도했다. 포브스지는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는데 장장 3년이 걸리는등 외국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려면 끈질긴 인내력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지적했다. 이 잡지는 그러나 칼라일그룹의 마이클 김 아시아담당은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4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한미은행의 지분 40%를 인수했던 칼라일 그룹이 한국진출 1년만에 5억달러의 이익을 거둔 점이 그의 가장 큰 반대 논거라면서 그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국가"라고 말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렇게 한국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칼라일 그룹은 세계 9위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금호타이어를 조만간 12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다. 지난 15년간 연 3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운용자금이 125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회사 칼라일 그룹이 한국에 이처럼 열광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라고 이 잡지는전했다. 한국은 지난해 4.5% 성장했고 올해는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재벌위주였던 기업 구조가 중소기업 위주로 전환됐고 내수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등 경제의 펀더맨털이 튼튼하다는 설명이다. 포브스는 특히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한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례로 살로먼스미스바니(SSB)에 따르면 지난 4월15일 기준으로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2로 인도(11.7), 태국(14.2), 대만(15.9), 말레이시아(17.0), 홍콩(17.3), 싱가포르(18.3) 보다 낮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게다가 오는 7월 개인의 해외 송금이 자유화되는 등 외환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잡지는 예상했다. 이와 관련, 지난 4년간(1998~2001년)에 행해진 외국인 투자(520억 달러)가 지난35년간(1962~1997년) 투자규모(250억 달러)의 두배에 이르는 등 지난 97년의 금융위기는 한국의 금융시장을 개방시켰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해 한국은 특허보유 규모가 전세계 8위를 차지하는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진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라일 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사례는 한국인들이 외국기업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지만 향후에 어떤 결실을 낳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결론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