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설립된 예스컴(공동대표 이용석.조종식)은 컴퓨터통신통합(CTI)분야의 선도업체다. 국내 CTI업체로는 드물게 자체 솔루션을 확보,콜센터 수요가 많은 금융권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고객관계관리(CRM)기반의 지능형 콜센터 구축솔루션을 내세워 최근 주택은행과 합병한 국민은행의 통합콜센터 구축 프로젝트(1백80억원 규모)를 수주,저력을 과시했다. ◆기술력으로 승부한다=예스컴은 한국IBM에 적잖은 빚을 지고 있다. 초창기 IBM의 미들웨어 제품을 내세워 성장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스컴은 IBM의 우산 속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개발에 매달렸다. 그 덕분에 국내업계에서는 드물게 콜센터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이용석 사장(38)은 "전화 e메일 채팅 인터넷전화(VoIP) ARS 등 고객응대수단을 하나의 PC화면에서 통합처리할 수 있는 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할 정도"라고 자랑한다. 실제 예스컴은 콜센터 품질을 중시하는 금융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IT거품이 꺼지던 지난 2000년 말 일본 히카리 캐피털로부터 액면가 40배수로 3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변신과 진화의 경영=예스컴은 설립 이후 2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 전화사서함 서비스제공업체로 출발했다가 700사업자에 시스템을 납품하는 사업을 벌였다. CTI업체로 자리잡은 것은 지난 95년. IBM과 컴퓨터통합솔루션(CIS) 파트너십 계약을 맺으면서부터였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사장은 군복무를 마치자마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창기 전화사서함서비스로 상당한 수익을 냈지만 경쟁이 심해지자 미련없이 사업을 접었다. 700사업도 마찬가지였다. 발빠른 변신과 끊임없는 진화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신념에서였다. CTI로 돌아선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IBM의 CTI 미들웨어인 '콜패스'를 공급하면서도 미국 브룩트라웃을 비롯한 수많은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기술력을 배양했다. ◆조화로운 공동 경영체제=공동대표로 운영되는 예스컴은 국내 IT업계에 모범사례로 꼽힌다. 창업자와 전문경영자가 뚜렷한 역할분담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업체들이 공동경영체제로 홍역을 치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창업자인 이 사장은 신규사업 개발에만 전력하고 있고 2년 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조종식 사장(49)이 경영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조 사장은 IBM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IT맨이다. 조 사장은 대형 외국계 IT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그동안 조직관리와 복지제도 등 사내 경영시스템 구축에도 힘써왔다는 평가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