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딕 파슨스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공식출범시킨미국 인터넷.미디어 업체 AOL타임워너가 합병시너지 창출 실패와 주가 폭락이라는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중에서도 `주가폭락 저지'가 파슨스의 가장 시급한 화두로 떠올랐다. 63세로 은퇴한 제리 레빈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파슨스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에게 밝힌 취임 소감에서 시너지 창출전략 수립보다 더 화급한 현안이 주가의속락 저지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극복해야 할 "엄중하고도 분명한" 도전은 올들어 이미 회사의가치를 절반 가까이나 깎아먹은 주가의 폭락사태라고 규정했다. AOL 타임워너의 주가는 합병이 발표된 지난 2000년 초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75%의 누적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급기야 지난 1.4분기중 미국 기업사상 분기 규모로는 최대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성장엔진이었던 AOL 온라인 서비스가 삐걱대는가 하면 투자자들은 몇개월째 이어지는 약속 파기와 충격적인 소식들 때문에 지칠대로 지쳤고 최고경영진 개편의 후유증도 이제야 가라앉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디어 분야 전체가 광고시장 침체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어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최대의 시련에 직면한 AOL 타임워너의 과제는 ▲고속서비스 확대를 위한 분명한발전 전략 수립 ▲제휴선인 AT&T 및 뉴하우스와의 관계 재정립 등이다. 파슨스는 지난 2일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단기적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주가를 떠받치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슨스는 아울러 미디어 분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약속에 연연하기 보다는영화 케이블 채널 HBO와 워너 브라더스, 시사주간지 타임과 워너 뮤직사 등 다양한분야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미흡하다는지적이다. 엔론이나 타이코, 심지어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재무구조가 썩 좋지 않아 불안해하던 터에 역시 대형 복합기업인 AOL 타임워너마저 부진한 실적을 내놓아시장에 충격파를 던졌기 때문이다. 파슨스는 최근 애널리스트들에게 CEO로서의 첫 목표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뉴욕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