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의 불법복제와 디지털오디오 파일의 추출이나 공유를 막을 수 있는 음반복제방지기술을 적용한 음반이 국내에서 처음 발매됐다. 음반기획사 이클립스뮤직(대표 임기태)과 복제방지기술업체 쎄텍(대표 승흥찬)은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발매한 힙합앨범 「2002 대한민국」에 음반복제방지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 MP3 등 디지털오디오 파일의 추출을 막는 음반이 발매된 적은 있으나 CD 자체의 복사를 막는 음반이 발매된 것은 처음이다. 외국의 경우 소니뮤직이 발매한 셀린 디옹의 'A New Day Has Come'이나 일본에서 활동중인 한국가수 보아의 'Every Heart' 등이 음반복제방지기술을 적용했던 음반이다. 쎄텍의 김동규 이사는 '유니버설, EMI, BMG 등 세계 메이저 음반사들이 최근 음반복제방지기술을 적용한 음반을 출시하거나 전체 시장에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음반복제방지기술은 아직 시작단계여서 완벽한 기술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2002 대한민국」 앨범 발매를 계기로 저작권 문제에 대한 국내 사용자들의 인식 전환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2 대한민국」 앨범에는 드렁큰타이거, CB매스, 주석, 윤희중 등 힙합뮤지션 50여명이 참여해 22곡의 신곡을 실었다. 이 앨범은 컴퓨터를 이용한 'CD to CD'의 복제나 MP3, WAV 등 디지털오디오 파일의 추출을 원천 봉쇄한 음반과 쎄텍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컴퓨터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두 가지 형태의 CD로 제작됐다. 임기태 대표는 '「2002 대한민국」 앨범 3만5천장을 시장에 내놓은 뒤 인터넷상의 음악파일 공유사이트인 소리바다를 점검했으나 아직까지 수록곡이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장당 120원의 기술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불법복제에 따른 음반판매의 감소를 막을 수 있다면 경제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처음으로 음반복제방지기술이 적용된 「2002 대한민국」 앨범이 과연 해커들의 공격을 얼마동안 견딜지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번 복제방지기술이 성공을 거두어 음반업계 전체로 확산될 경우 복제와 인터넷상의 음악파일 공유 등으로 장기 불황에 빠진 음반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