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향후 경기향방을 가늠해주는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2월 54.5에서 3월에는 80으로 급등했다. 고용창출,기계주문,상품가격 등을 반영하는 선행지수가 50을 넘어서면 6개월후의 경제가 지금보다 호전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동행지수도 전달의 40에서 56.3으로 급등,15개월만에 처음으로 50을 넘어섰다. 3월 산업생산이 전달대비 0.5% 증가하는 등 수출·생산도 증가세로 반전됐다. 특히 호전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는 기업실적이 '일본경기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닛산자동차가 2001 회계연도(2001년4월~2002년3월)중 사상최대의 순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자동차업종의 채산성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경기판단의 핵심인 전자부품업체의 올 수익은 전년대비 2백30%정도 늘어날 전망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 주가가 오름세를 타는 것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뉴욕증시의 나스닥이 올들어 17.92% 급락한데 반해 도쿄증시의 닛케이주가는 9.38%(10일 기준) 올랐다. 때문에 일본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점차 힘을 더해 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17일께 '일본경제가 바닥을 치고 완만한 회복에 근접했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타는데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금융시스템 불안 등 일본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그 이유다. 도이체증권 일본지점 이코노미스트인 이다 미나코는 "경기 바닥론이 우세하지만 산적한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돼야 본격 회복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