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기업을 인수하라' 최근 공기업 민영화와 부실기업의 매각작업이 잇따르면서 대기업들이 미래 신규사업 진출이나 기존 주력사업의 강화를 위해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이들 기업들의인수전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18일 정부 지분 매각을 앞둔 KT를 비롯해 파워콤,한전의 발전자회사, 가스공사 등 공기업과 대한통운, 현대석유화학, 미도파, 대한생명, 서울은행 등 부실경영으로 매각대상에 오른 기존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 새 주인을 찾는 기업들이 어느때 보다도 많은 실정이다. 특히 매각 예정인 기업들의 면면으로 볼 때 이들 기업을 어느 대기업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재계의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공기업중 최대의 관심사인 KT의 경우 정부 지분 28.3%의 매각을 앞두고 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며 인수전 참여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이건희회장이 KT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으나 금융계열사를 통해투자목적의 지분매입에 나서는 것을 적극 검토중이어서 KT 민영화에 관심을 보이고있는 LG와 SK도 지분 참여를 검토중이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의 경우 지난 4월17일 입찰참가 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LG 계열의 데이콤 컨소시엄과 하나로통신, 두루넷, 온세통신 등 6곳이 의향서를냈으며 현재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경합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은 파워콤에 대한 실사를 벌이기로 했으며 한전은 다음달중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전의 발전자회사 5곳중 1단계로 매각될 2개를 놓고서는 LG, SK, 한화 등 에너지분야 국내 기업들과 함께 미국의 미란트와 엘파소 등 외국계 기업들도 인수경쟁을벌이고 있다. 또한 가스공사의 경우도 3개 자회사를 설립한뒤 연내에 2개사를 매각한다는 방침이며 기존에 가스업에 참여하고 있는 LG정유와 SK, 삼천리 등 국내 기업과 엑슨모빌, 로열더치셸 등 외국계 기업들이 가스공사 민영화에 참여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기업과 금융기관중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대한생명의 경우 한화그룹이일찌감치 의사를 표시하고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석유화학의 경우 롯데계열의 호남석유화학이 인수의사를 밝힌 이후 LG화학,SK 등이 잇따라 인수전에 참여, 인수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내에 매각을 완료할 방침인 미도파의 경우도 지난 4월20일 매각주간사를 통해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롯데, 신세계, 현대 등 3대 백화점을 비롯해 20여개 업체가 의향서를 제출,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대한통운의 경우도 이달중에 매각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치고 인수 대상자 선정에 들어갈 계획인데 현재 물류부문 강화를 추진하는 롯데, 신세계, 제일제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 인수시장에 공기업을 포함해 상당한 알짜 기업들이나와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새로 회사를 설립하는 것보다 이들 기업들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강화하는데 최대의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