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이 속락하고 있다. 1백28메가D램은 2달러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10일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거래를 중개하는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아시아현물시장에서 범용제품인 1백28메가(16Mx8,133㎒) SD램 평균거래가격은 전일보다 5% 하락한 2.09달러까지 떨어져 2달러선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당 최저 1.85달러와 최고 2.50달러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져 일부 저급품은 1달러대로 추락했다. 일부 생산업체 및 유통업자들의 투매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백28메가 D램은 지난 3월초 4.38달러까지 올랐으나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들어선 하락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현물시장 관계자들은 "5월말 결산을 앞둔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에서 물량이 나오고 있다"며 "가격이 더 하락할 것에 대비해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하이닉스-마이크론 협상결렬을 전후로 물량이 대량 방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PC업체인 델이 하이닉스 등으로 구매처를 다원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시장의 주도권이 수요업체로 넘어간 영향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1백28메가의 경우 생산물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가 2백56메가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낙폭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2백56메가의 경우 7달러대를 유지해 1백28메가보다 3배이상 높은 수준이다. D램값 하락이 지속될 경우 하이닉스가 추진하는 독자생존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마이크론의 경우도 하이닉스 인수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자체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시황이 악화됨에 따라 무역수지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또 반도체업체들이 투자를 늦출 경우 장비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D램 시장전망과 관련, 현대증권의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현물가격이 업체들의 변동비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점과 하반기 수요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D램 가격은 오는 7∼8월 안정기를 거쳐 9∼11월에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