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이나 자금,마케팅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홍보다. 홍보는 PR계의 세계적 석학인 미 메릴랜드대 제임스 그루닉 교수가 '홍보를 잘 하는 기업이 경영도 잘 한다'고 말한 것처럼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홍보전문가 양진형씨(42)가 쓴 '회사를 살리는 홍보,회사를 망치는 홍보'(고려문화사간,8천5백원)는 홍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필자 양씨는 현대오일뱅크 홍보과장 출신으로 입사 이후 13년동안 홍보 분야에서만 일해오다 최근 PR대행사 이음커뮤니케이션(www.eumcom.co.kr)을 설립했다. 양씨는 홍보 성공 비결로 일관성있는 홍보 정책과 CEO(최고경영자)의 깨어있는 홍보 마인드를 꼽고 있다. CEO가 홍보에 무관심하면 언론과의 원활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지 않아 위기상황이 발생했을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소중한 기업이미지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일관성 있는 홍보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 보이스 원 마우스'(One Voice,One Mouth)가 필요합니다.매스컴에 공개되는 회사의 모든 대외 정보는 반드시 회사 대변인인 홍보실을 통해 전달돼야 합니다." 양씨는 '한번 잘하는 홍보가 열번의 광고보다 낫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신문.방송광고는 잘 믿으려하지 않지만,기사화된 내용은 설령 잘못된 내용이라도 믿으려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기자는 누구이고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도 상세히 가르쳐준다. '실제보다 10살 위로 보기' '가까이 하되(可近),멀리 하지 말라(不可遠)' '자존심을 건드리지 마라'등이 그가 밝히는 홍보 잘하기 노하우다. 기아자동차 인수를 둘러싼 현대와 삼성의 홍보전 등 양대 그룹간 홍보전에 얽힌 뒷얘기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 매스컴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지식,기자 인터뷰 준비요령 등 PR 담당자가 알아야 할 실무 내용도 담고 있다. 기업의 전위부대인 홍보실의 백태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양씨는 "언론매체는 잘 활용하면 '미다스의 손'이지만 잘못 알고 덤빌 경우 큰 화를 부르는 '우환의 손'으로 변한다"고 말을 맺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 "예전에 대스타 조용필씨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시대를 이끌어가는 건 스타지만 스타를 발굴하고 또 대성하도록 도와주는건 기자라고 대답했습니다. 기자와 매스컴의 힘을 정확히 간파한 거죠. 그는 조용필씨의 얘기로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