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스파이더맨' 때문에 삼성전자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주 전세계 극장가에서 동시개봉된 영화 '스파이더맨'에는 삼성(Samsung)광고판이 무려 4차례나 등장하고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스파이더맨이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 빌딩 숲을 이리저리 누비는 장면에서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설치된 삼성광고판이 선명하게 관객들의 시선에 들어온다는게 영화관람객들의 설명이다. 시간으로는 7∼8초에 불과하지만 통상 0.01∼0.02초 마다 주마등처럼 장면이 뒤 바뀌는 액션영화의 특성상 `사실상 정지된 긴 시간'이 아니냐는게 삼성전자측의 주장이다. 어쨌든 광고효과 측면에서 수백억원을 충분히 호가하는 유무형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광고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광고전문가는 "통상 국내방송 등 영상매체의 단순 국내 광고비용 효과로 계산해도 25억원 정도로 계산된다"며 "여기에 브랜드 광고효과와 게임, 비디오, DVD로스파이더맨이 나올 것을 감안하면 광고효과는 한마디로 5월에 넝쿨채 굴러들어온 '가을 호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박이 기대되는 유명 영화 제작에 돈을 대고 자사 제품을 카메라에 담아달라고 하는 PPL광고로도 얻기 어려운 광고 효과를 이번 영화에서 거둔 셈"이라고 설명했다. 광고효과보다는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이 영화를 만든 영화사가 바로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일본 소니사가 대주주인 컬럼비아 영화사라는 점. 소니사는 자회사가만든 영화에서 무섭게 커나가고 있는 경쟁사인 삼성의 홍보를 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탓인지, 컬럼비아사는 영화에 나오는 타임스스퀘어 거리 장면에서 삼성 광고를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 신문광고로 변조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고 이 때문에 타임스스퀘어 빌딩소유주들은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은 북미 지역에서 개봉 첫 사흘만에 1억달러 이상 수입을 거둬 `해리포터'가 세운 종전 흥행기록을 모조리 깼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1억3천만명의 영화 관람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