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창 포스코 홍보전무는 6일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희호 여사의 요청에 의해 유상부 회장과 김홍걸씨의 만남이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 전무는 "유상부 회장의 얘기를 잘못 듣고 기자들의 전화취재에 응한 결과 실언을 했다"며 전날 일부 언론에 밝힌 발언을 번복하고 "이희호 여사나 청와대는 만남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 전무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 부부는 지난 2000년 7월 30일 서울 성북동 포스코 영빈관에서 최규선(미래도시환경 부사장)씨, 전 서울시 부시장 김희완씨 등과 동석해 유 회장 및 조용경 포스코건설 부사장을 만났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조용경 부사장도 "당시 김홍걸씨측에서 자녀들을 위해 제철소 견학을 요청해 왔으나 예정일에 날씨가 나빠 견학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를 계기로 최규선씨가 모임을 제의해와 저녁모임이 이뤄졌을뿐 이희호 여사의 요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에 따르면 만찬이 끝날 무렵 최규선씨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가 국내 벤처기업에 2억달러를 투자하려고 하는데 포항공대가 이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했으며 유 회장은 포항공대 산하의 포스텍기술투자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2000 8월초에는 신라호텔에서 조 부사장과 포스텍기술투자의 이전영 사장, 그리고 김홍걸씨와 최규선씨가 만나 이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후 실무진이 참석한 가운데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조 부사장은 "하지만 12월초 최씨가 전화를 걸어와 '청와대의 지시로 외자유치건이 실패했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후 최씨가 국민의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그 자리에서 부시정부 출범이후 미국측의 통상압력이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를 했더니 최규선씨가 '내가 공화당의 실력자들과 인맥을 맺고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최규선씨의 소개로 유 회장이 미 공화당 인사들을 만나 철강통상문제를 논의했다"며 "결과적으로 올 초 미국의 긴급수입제한 조치에서 포철이 제외된데 최씨가 도움을 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타이거풀스 주식매입에 대해 "지난해 3월 최규선씨와 만난 자리에서 최씨가 타이거풀스에 대한 증자 참여를 요청해와 포스코의 김용운 재무담당 부사장을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최규선씨가 건네준 회사설명자료에 삼일회계법인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와있고 8개 언론사가 증자에 참여한 사실이 있어 타이거풀스 증자 참여를 타당하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측은 박태준 전국무총리 딸이 유회장 부인으로부터 들은 내용임을 인용해 `유회장이 홍걸씨를 만나준데 대한 답례로 이희호여사로부터 도자기를 선물받았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시 만남에 참석했던 조부사장에게 확인한 결과 홍걸씨가 인사의 선물로 유회장에게 청와대에서 증정용 등으로 쓰이는 도자기를 선물했다"며 "사실이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그 도자기는 홍걸씨가 유회장을 만날 때 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