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지난 4월15일자 기사에서 독일의 BMW, 일본의 도요타 등을 제치고 현대자동차를 자동차부문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선정했다. 포브스는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2000년에 비해 판매량은 8%, 수익성은 19% 증가했으며 미국내 자동차 판매는 무려 42%나 급증하는 등 높은 성장을 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6시그마 경영 기법'을 도입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6시그마 경영으로 현대차의 품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진 점이 이같은 평가를 받게 된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6시그마를 통해 그동안의 고질적인 품질 문제를 개선한 그랜저XG 싼타페 뉴EF쏘나타 등은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현대.기아자동차 =지난 2∼3년 동안 현대.기아차의 큰 고민중 하나는 주행시 차량의 '쏠림현상'을 해결하는 일이었다. 차를 산 고객들 상당수가 운행 중에 차량이 한 쪽으로 쏠려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소비자 불만이 지속될 경우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큰 타격을 받아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차량 쏠림현상을 고치는 것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고민을 2000년 '6시그마 개선 전문가 프로젝트'로 해결했다. 우선 개선활동에 부정적인 사원들을 설득해 팀을 구성하고 '정의 측정 분석 개선 관리'등 6시그마 5단계 추진과정을 충실히 진행했다. 또 측정시스템 분석으로 오류를 한 개씩 밝혀내고 실험계획을 통해 부품간의 상호 영향관계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2개월 만에 차량 쏠림현상의 근본원인을 찾아냈다. 문제를 해결하자 소비자들의 불만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내수는 물론 수출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6시그마 경영은 필수'라는 기치 아래 지난해 전사적으로 '6시그마 경영혁신 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6시그마 경영을 통해 향후 5년간 고장이 나지 않는 '무결점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의하고 부품 협력업체도 이 운동에 동참시키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6시그마 운동에는 정몽구 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틈만 나면 회사 경영진들을 모아 놓고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며 "6시그마 경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새로운 기회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대.기아차는 지금까지 총 20회에 이르는 '블랙벨트'및 63회에 걸친 '그린벨트'교육을 통해 모두 1천7백30명의 6시그마 전문가를 길러냈다. 이들 전문가는 지난해 말까지 2천4백건의 6시그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쳐 6백28억원 상당의 원가절감 효과를 올렸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04년까지 매년 1천명 이상의 6시그마 전문가를 양성, 전직원의 10%를 6시그마 전문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 금호.한국타이어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 등 자동차 관련 업체들도 최근 들어 6시그마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1998년부터 박정구 회장의 독려 아래 6시그마 운동을 그룹의 미래경영시스템인 '비전경영'과 접목, '비전플라자'란 독자적인 품질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비전플라자 시행 첫 해 1천5백44건의 개선활동을 통해 4백87억원의 재무개선 효과를 거둔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총 3천47건을 추진, 6백31억원의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금호는 비전플라자 활동을 보다 확고하게 정착시키기 위해 인사제도와 연계시키고 있다. 즉 직원들이 비전플라자 활동에 참가해 구체적인 실적을 올리면 이를 마일리지로 환산, 승진시 반영하는 것이다. 한국타이어도 1999년부터 전사적인 6시그마 운동을 펼치고 있다. 모든 사원이 블랙벨트 그린벨트 화이트벨트중 한 가지 이상의 교육을 받았고 54명의 블랙벨트 전문가와 4백여명의 그린벨트 전문가를 길러냈다. 지난달까지 총 1백40여건의 6시그마를 추진, 4백억원의 원가절감 및 생산성향상 효과도 거뒀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