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 마니아(tuning mania)을 잡아라.' 국내 타이업업계 라이벌인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튜닝(부분개조) 시장 공략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타이어업계가 튜닝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입소문'이 빠른 자동차 마니아들을 사로잡아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기술력을 인정받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요즘 자동차 마니아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구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차량을 뜯어 고치고 있다. 램프 컬러 교체 등의 외관 치장은 물론이고 스티어링 휠 교체, 광폭타이어 장착, 엔진출력 제고 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는 올들어 주행성능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초고성능(UHP) 타이어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튜닝 마니아들의 축제인 '드래그레이스'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드래그레이스는 정지상태에서 4백m 가량의 거리를 빨리 주파하는 단거리 자동차 경기로 순간적인 고속 주행이 필요하다. 접지력 및 열 발산력 등이 뛰어난 타이어가 승부의 주요 관건으로 작용한다. 두 회사는 이 경기를 적극 후원, 전국 튜닝숍과 운전자들에게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려 판매 증대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또 각기 다른 해외 유명 F(포뮬러)3 대회의 공식 타이어로 지정되는데도 힘써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최근 UHP타이어 '엑스타' 시리즈를 내놓고 고객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제품은 시속 3백km에서도 열 발산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제공하는게 특징. 특히 F3, 데이토나 24, 유로 GT, 일본 슈퍼 타이큐 등 해외 모터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며 쌓은 기술력을 그대로 적용해 스포츠 주행 튜닝을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금호는 또 국내 처음으로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 전용 인치업 타이어를 출시,온.오프로드를 동시에 즐기려는 마니아들을 공략하고 있다. 엑스타 시리즈 타이어 판촉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총 7회에 걸쳐 열리는 '2002 코리아 엑스타 레이싱 페스티벌'도 후원키로 했다. 금호가 드래그레이스를 후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드래그레이스 후원을 통한 판매 신장 효과도 있지만 경기를 통한 주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기술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는 F3를 비롯한 해외 모터스포츠 시장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세계 4대 국제자동차대회 가운데 하나인 네덜란드 '말보로 마스터스'와 국내 창원대회, 프랑스 국내대회 등의 공식 타이어 업체로 지정됐다. 특히 올해 8월 열리는 말보로 마스터스에서 지난해까지 공식 타이어였던 일본 브리지스톤을 제치고 자사 타이어인 엑스타를 오는 2006년까지 5년간 독점적으로 유상 공급키로 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공식업체 선정을 계기로 유럽지역에 대한 광고를 더욱 강화하고 타이어 판매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유럽 각 지역의 딜러들을 초청, 엑스타의 기술적 우수성을 홍보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벤투스 스포츠 K104를 출시, 튜닝숍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5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지난 3년 간의 연구 끝에 탄생한 이 제품은 국내 도로 조건에 가장 알맞게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고속 주행시의 조향 안정성을 강화했으며 접지력과 배수성도 뛰어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2000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드래그레이스를 꾸준히 후원해 오면서 쌓인 노하우가 제품 개발에 큰 힘이 됐다"며 "올해 총 7회에 걸쳐 열리는 '벤투스컵 KATA 드래그레이스'를 후원해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10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연구소.마케팅.영업부문 핵심 인력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이 제품을 12만개 정도 팔아 국내 UHP 타이어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또 금호타이어와 마찬가지로 국내에 치중해 왔던 모터스포츠 지원을 올해부터는 해외쪽으로 분산 투자해 국제대회 타이어 판매 및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최근 이탈리아 F3 대회 공식 타이어로 선정된 것도 이런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이 대회에 이탈리아 피렐리, 영국 에이본에 이어 자사 타이어 '벤투스'를 최소 5백세트 이상 공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기술력 향상은 물론 기업 이미지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무상 타이어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후원과 타이어 판매를 병행, 수익 창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