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은 2000년 순이익이 7천736억원의흑자에서 지난해 3천10억원의 적자로 반전했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4일 밝혔다. 배영일 수석연구원은 `벤처경영의 재정립'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 벤처기업의 평균 자본금은 23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3% 증가하고 평균 매출액도 53억원으로 13% 증가하는 등 외형적인 지표는 성장한 것으로나타났다. 그러나 1년만에 전체 순이익이 1조원이나 급락해 내실 기반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말 현재 벤처인증을 받은 기업은 총 1만2천22개를 기록했으며, 이가운데코스닥 등록법인도 700개를 넘어 거래소 상장기업의 수를 앞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벤처기업의 시장가치는 미국과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지난해말기준으로 코스닥 상장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은 680억원으로, 미국 나스닥이 평균 7억달러(9천억원)인 것에 비하면 8%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벤처기업의 시가총액은 400억∼500억원대가 대부분이며 1천억원 이상인 기업은 60개를 웃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98년 정부의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은 벤처산업은 급속한 성장기를 거쳐 2000년 4월 버블(거품)현상이 불거지면서 조정.침체기에 들어갔다. 2000년 1월말 코스닥주가지수가 386.17에서 같은해 3월 9일에는 787.46으로 100% 상승했으며 다음달인 4월 17일 이른바 `블랙 먼데이'로 코스닥 지수가 56.0포인트폭락하면서 추락해 대표업체인 새롬기술의 주가는 당시 25만원대에서 현재 9천원대에 이르렀다. 국내 벤처기업은 이익이 뒷받침하지 못한 과열된 주가의 거품이 꺼지자 수익성창출에 대한 의문이 불거지고 각종 게이트로 신뢰성이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현실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그러나 기술 개발과 경제 부흥의 차원에서 벤처기업은 한국경제의 필수 요소로자리잡아야 하는 필요성을 인식해 벤처의 경영상과 가치관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에와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기술과 높은 투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미국의 사례를 좇아 글로벌화를 지향하고 기술의 사업증명성과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데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벤처기업의 성공은 지분율을 낮추고 시장가치를 높이며, 대기업과 장점을 상호활용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