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기술인력의 해외 유출이 심각해 한국 경제의 새로운 걸림돌로 떠올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국내 지식자원 유출현상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심각한 두뇌유출로 인해 한국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매년 박사학위 취득자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유학을 떠나 박사학위를 취득한 국내 고급 기술인력들 대부분이 그대로 해외에 체류, 지식자원의 수급 불균형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 ◆ 고급 두뇌 고갈, 대란 온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하는 고급 기술인력 공급능력 지수(지난해 기준)에서 한국은 6.37로 주요국들 가운데 바닥 수준을 헤맸다. 일본(7.31) 미국(7.16) 등 선진국들은 물론 싱가포르(7.67) 대만(6.88) 홍콩(6.57) 등 아시아의 다른 경쟁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기술인력이 자국내 노동시장에서 공급되는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높을수록 공급 능력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 99년부터 2001년 4월까지 기업연구소의 인력 해외 유출 실태 조사(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집계)에 따르면 대기업(비중 74.2%)과 벤처기업(18.5%)에서 고급 두뇌의 유출이 특히 심했다. 유출 인력중 석사 이상 학력 소지자의 비중이 63.7%에 달했다. 대기업은 유출 인력의 64.1%가 석.박사급이었다. ◆ 두뇌 유출 억제 방안 시급하다 =고급 기술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의 고용불안 해소가 가장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술인력에 대한 취약한 보상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신광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지식자원을 관리하고 해외의 우수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