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위기와 세계화 및 실업에 대한 공포 그리고 프랑스의 극우파 돌풍 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1일 전세계에서 진행될 노동절 행사가 전례없이 과격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노동절 행사 때 큰 사건이 촉발되어온 유럽에서는 여러 불안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대규모 충돌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에 대비, 경찰이 비상경계상태에 돌입했다. 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프랑스에서는 장 마리 르펜 후보가 이끄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수도 파리에서 노동절 축하행사와 함께 잔다르크를 기리는 가두행진을계획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르펜에 반대하는 시위가 예정돼 있어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고 있다. 치안당국은 파리시내에 경찰 3천500명, 공화국보안기동대 20개 중대, 기동헌병대 20개 중대, 경찰첩보대, 범죄예방대 등 대규모 병력을 배치키로 했으며 르펜 지지자들의 시위와 반대시위를 서로 격리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파리 경찰국은 충돌을 막기 위해 두 시위대의 시위 장소와 시간을 따로 배정했는데, 르펜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샤틀레광장에서 오페라까지 시위를 벌이며 반르펜 시위대는 오후 2시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시위를 시작해 나시옹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르펜 후보와 함께 대선 결선투표에 오른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은 RTL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치적 행동이 거리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며시위자제를 당부했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세네갈에서도 현지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이 세네갈노동단체와 함께 메이데이 행사를 갖고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독일에서는 극우정당인 국가민주당이 약 2천500명의 지지자들을 동원, 베를린시내에서 노동절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에 앞서 노동절을 하루 앞두고 베를린에서는 록뮤직 콘서트가 끝난 후 경찰과수백명의 좌파 시위자들간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또 중동문제를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진영을 지지 또는반대하는 시위가 예상되고 있다. 스페인의 극우정당인 국가민주당 역시 마드리드 외곽에서 르펜 지지와 이민 반대를 기치로 내걸고 가두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최고급 주택가가 위치한 메이페어지역에 반(反)자본주의 시위로 인한 충돌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 경찰이 경계를 펴고 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는 1일 공산당이 주도하는 가운데 약 5만명의 시위대가미하일 카시아노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가두행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노동절 행사 때 마닐라의 대통령궁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던 점 때문에 올해는 노동절을 앞두고 약 6천명의 시위진압 경찰이 대통령궁 주변에 삼엄한 경계활동에 들어갔다. 쿠바의 관영매체는 최근 유엔인권위원회가 쿠바의 인권상황을 비난하고 남미 각국정부가 이에 동조한 것을 규탄하기 위해 1일 쿠바 전역에서 700만명이 참가하는대규모 시위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또 수도 아바나에서는 100만명의 시민이 노동절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파리 AFP.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