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 인(built in) 가전'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생소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최근들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붙박이 가구처럼 아파트나 일반주택 부엌에 주로 '설치'하는 이른바 붙박이 가전제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츠(대표 이수문)는 빌트인 가전으로 '잘 나가는' 벤처.중소기업이다. 가전제품 개발력 및 마케팅 능력을 앞세워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는 빌트인 가전 시장에 뛰어들어 특히 고급품 틈새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다크호스다. 이수문 대표는 "고소득층 취향에 맞는 가스레인지 반찬냉장고 자동식기세척기 등을 개발, 아웃소싱을 십분 활용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빌트인 가전 시장이 예상외로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어 하츠도 고급 취향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취급 품목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하츠가 빌트인 가전에서 부상하게 된 것은 부엌용 가전 품목으로 분류될 수 있는 레인지후드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이다. 주방의 냄새나 분진 등을 배출하는 레인지후드는 하츠의 기업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준 효자 제품. 이 대표는 "국내 레인지후드 시장에서 1등 기업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빌트인 가전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레인지후드가 제품 성격상 빌트인 가전의 '원조'격이어서 힘들지 않게 다른 품목도 취급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레인지후드 제품에만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기업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활동범위를 넓혀간 거죠." 하츠는 레인지후드를 자체 생산한다. 경기도 평택에 공장 부지가 1만평 정도 되며 건평이 4천평인 첨단 공장을 가지고 있다. 2000년 말에 완공된 공장으로 연간 1백만대 이상의 레인지후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의 레인지후드 시장에서는 하츠가 최고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수출시장 공략을 위해 평택에 큰 공장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츠는 일본 레인지후드 시장 공략에 나서 지난해부터 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대표는 "일본 부엌문화에 맞는 레인지후드를 개발하는데 2년 이상 걸렸다"며 "일본 현지 업체들과 대결해도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하츠는 또 호주 등지에도 레인지후드를 수출하고 있다. 하츠는 올해부터 수출을 본격화해 2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을 포함해 이 회사의 올해 매출목표는 5백80억원이다. 국내에서 하츠는 전자레인지 반찬냉장고 등 빌트인 가전 제품별로 시장점유율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브랜드(하츠) 인지도을 더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하츠는 이미 국내에 1백여개의 대리점을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 못지 않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마케팅력도 무시할 수 없는 회사다. 하츠의 이 대표는 서울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토털가구 회사인 한샘에 입사해 잔뼈가 굵었다. 이 대표 입사 당시 한샘은 건축설계 및 싱크대 제조를 겸하고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이 대표가 독립해 설립한 하츠는 한샘에 레인지후드 등을 많이 공급해 왔다. 이 대표는 연극계에서도 '유명 인사'로 통한다. 경기고 및 서울대 공대 연극반에서 활동했고 기업인이 된 이후에도 연극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유명한 창작 뮤지컬인 '명성왕후'가 탄생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02)3438-6780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