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나타내 시장회복 전망을 뒷받침했던 D램 가격이 지난달부터 다시 하락하면서 국제 반도체업계의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제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인해 가격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산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분간 D램 가격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거래를 중개하는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주말 아시아현물시장에서 128메가 SD램은 개당 3.05-3.50달러(평균가 3.12달러)선에 거래돼 3달러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128메가 SD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연말에는 4달러선을 상회했으나 지난달말부터 계속 내려 한달도 채되지 않아 3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인텔의 펜티엄4 프로세서 가격인하 및 845G칩셋 출시, 하이닉스-마이크론의 MOU체결 등이 호재로 작용, D램가격이 재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의 하락세로 인해 생산업체들은 실적전망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됐다. UBS워버그증권의 조 더튼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나타났던 업체들의 공급조정이 끝난데다 PC수요도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감소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D램가격은 5%나 내렸다"고 설명했다. 국제 반도체업계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타결이 당초 기대했던 몇몇 생산라인의 폐쇄조치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업체들의 D램 생산비용이 3-3.50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물시장가격이 3달러선 아래로 떨어질 경우 가격경쟁 현상이 발생함으로써 지난해초와 같은 폭락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도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이 다음달말로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 3.4분기 실적향상을 위해 재고물량을 대거 현물시장에 내놓음으로써 가격하락을 촉발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한편 마이크론은 지난 2월말로 끝난 회계기준 2.4분기에 3천40만달러(주당 5센트)의 적자를 기록해 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