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경영의 귀재'로 불리던 신호제지의 창업주 이순국 회장이 이 회사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29일 신호제지는 이 회장이 최근 자진 사임 형식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2인 대표 체제에서 신추 사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대표이사직 퇴임은 채권단이 신호제지에 워크아웃 자율추진을 허용하면서 내세운 전제조건 중 하나로 신호제지의 워크아웃 자율추진은 지난 16일 확정됐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사직 및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맡기로 해 앞으로도 어느 정도는 경영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호제지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 회장은 제지업계에서 쌓아온 많은 경험을 활용,회사 경영에 조언하는 등 여러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회사에 필요하기 때문에 이사직 등은 그대로 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77년 온양펄프를 인수하면서 제지업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그 이후 90년대 초반까지 여러 건의 인수를 통해 신호 그룹을 30대 그룹으로 급성장시켜 한때 '제2의 김우중' '미다스의 손'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