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00년말부터 추진해온 7대업종 구조조정은 구조조정의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지만 대형화, 전문화 및 부실기업의 조기퇴출이라는 당초의 목표 달성에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자원부는 전기로, 화섬, 면방, 제지 등의 업종에서 시설과잉이 상당 부분해소되는 성과를 거두고 시멘트도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유화와 농기계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채권단의 소극적인 자세와 부실기업 처리에 대한 노조의 반대 등이 일부업종에서 구조조정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산자부는 말했다. 산자부는 이번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만큼 하반기부터는 업종별 중장기발전비전을 수립해 정책과 연계되는 상시구조조정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음은 산자부가 발표한 성과와 방향. ◇전기로 올해 112만t 감축= 8개사 가운데 한보철강이 지난달 AK캐피탈과 매각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한보도 평화제철과 곧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환영철강은 한국철강과 매각계약을 체결했고 한국제강도 한강S&M이 인수했다고산자부는 설명했다. 과잉설비 감축도 98년부터 2000년까지 451만t을 폐쇄한데 이어 2005년까지 300만t을 더 줄인다는 목표 아래 올해 한국철강 42만t과 INI스틸 70만t 등 모두 112만t을 감축할 계획이다. 특히 2004년 무세화에 대비,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전환과 업계간 전략적 제휴, 생산성 제고운동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시멘트 재무구조개선 완료= 쌍용은 2조8천억원의 자산을 매각하고 채무조정을완료했고 성신양회도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에는 흑자로 전환됐다. 동양메이저도 외자 1천300억원 유치와 함께 동양시멘트를 분사시켰다. 산자부는 업계의 물류공동화 방안을 비롯한 중장기 발전전략을 만들 계획이다. ◇인쇄용지 부문 구조조정은 미진= 제지의 경우 신문용지 부문이 외자유치를 통해 구조조정을 끝낸 반면 인쇄용지 쪽은 아직 미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쇄용지의 경우 국내 2위의 제지사인 신호제지의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역점을 두고 출자전환문제를 채권단과 협의하는 한편 업계간 전략적 제휴확대를유도할 방침이다. ◇현대석유화학 매각작업 본격화= 99년말 여천NCC가 탄생한데 이어 대형화와 전문화를 목표로 기존 유화업체가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호남석유화학이 현대석유화학에 대한 인수의사를 표시한 가운데 현대석유화학이지난 3월 골드만삭스를 매각자문사로 선정, 매각이 성공리에 추진될 경우 대형화를위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산자부는 보고 있다. ◇면방 노후설비 25만추 감축= 19개사 가운데 부실한 9개사의 노후설비 감축이상당부분 진척되면서 16년 이상된 노후설비 25만6천추가 감축됨에 따라 당초 목표인36만추의 71%가 달성됐다. 지난해 51% 수준이던 자동화율을 2005년 80%까지 높이고 국내업체 평균 11만2천추인 설비규모를 가장 경제적이고 고급화가 가능한 5만추 가량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화섬 3개사 매각진행중= 부실 5개사 가운데 대하합섬이 청산되고 고합이 분할됐으며 새한과 금강화섬, 동국무역 등 3개사의 매각 또는 정상화절차가 추진중이다. 부실을 털어내면서 목표대비 61%에 해당하는 15만t의 과잉생산능력이 감축됐다. ◇농기계 수출사업화 추진= 뚜렷한 부실의 징후는 없지만 내수에 의존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종합기계가 지난해 12월 미국회사와 엔진합작 계약을 맺고 동양물산이 중국에 500만달러 규모의 합작투자를 했다. 산자부는 메이저 5개사를 중심으로 자산매각, 전략적 제휴, 합작투자 등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수출산업화로 전환하는 것을 정책목표로 잡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