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기업들은 분식결산을 했다가는 그 사실이 금방 들통나게 된다. 엔론의 분식결산을 미리 적발하지 못해 혼이 난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들의 회계조작 여부와 파산위험 가능성 정도를 파악해 낼 수 있는 정교한 컴퓨터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SEC는 이 프로그램을 12개월내 완성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SEC는 △기업의 부채현황 △현금흐름 △징계 전력 △장부상에 누락된 계열사 및 파트너십업체와의 거래내역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이상징후를 즉각 발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프로그램 내부에 정교한 이상징후 파악기능을 장착,기업의 내부감사나 회계법인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까지 들춰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업종의 기업중에서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와 순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금흐름이 적은 회사 등은 1차 요주의 대상이 된다. SEC는 정부가 최근 승인한 2천만달러의 추가예산중 대부분을 이 사업에 투입하며,그 첫 단계로 30명의 전문 인력을 신규 채용해 기존 개발팀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SEC는 이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모든 기업의 회계장부를 프로그램에 입력,이상징후가 발견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회계감사단을 투입해 정밀 실사를 벌이게 된다. 현재 SEC는 인력부족 등으로 경영결산 보고서(애뉴얼리포트)를 제출하는 1만4천개의 미국 기업들중 16%에 대해서만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파산위험 등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작년말 미국최대 에너지거래업체인 엔론이 분식결산 여파로 파산한 후에도 일부 기업들만 무작위로 추출,정밀 감사를 벌였을 뿐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