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콜 금리 인상과 관련, "거시 경제 지표와 경기 상황을 확인한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사, KAIST 주최 최고지식경영자과정 조찬강연을 통해 "수출과 설비투자가 2분기에 회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 여건이 금리 인상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총재는 지난 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후 "시장은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시장에서는 박 총재의 이런 발언이 5월중 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 총재는 "경기측면에서는 화끈하게 살아날 때까지 기다려야하지만 물가측면에서는 금리.통화정책이 6개월∼1년뒤에야 효과가 나기 때문에 미리 조치를 취해야하는 상충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5월초에 4월의 거시경제지표를 보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 빨리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경기가 살아나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게 내 욕심이지만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면 (콜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 우려가 있어 경기회복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지만 시장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온건한 범위'에서 이뤄질 것"이라고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지난 16일 국회 '경제비전21' 강연에서도 "시장이 기대하는 오차범위 3개월 이내에서 (금리 정책)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수출 및 물가 등 거시 경제지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5월초 콜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한은이 오는 5-7월 0.25%포인트가량 콜금리를올려 4.25%로 운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또 월드컵과 선거 등으로 인해 올해 거품성장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을 것"이라면서 "거품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배제할 수는 없지만 지엽적인 문제"라고 답했다. 박 총재는 "월드컵과 선거 등으로 통화수요에 변화가 있다면 철저히 대비해야하지만 한은은 정부권력으로부터 독립돼있으므로 정치적 배려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까지는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물질적 성장을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선진화를 위한 성장을 할 것이다"라면서 앞으로는 경제 발전의 내용과 방향이 완전히 달라져 안정.질적 성장을 해나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예의범절이 준수되고 교육.교통문제가 해결되고 주말에는 골프 등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또 "외환위기 이후 과감한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투입 등 신속한 조치를 통해 금융시스템이 살아나고 경제도 희망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까지는 정책적으로 은행이 충분한 이익을 낼 수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정부와 거시경제정책에 시각차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분적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항상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으므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