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대우자동차가 최근협상을 타결지은 것은 GM으로서도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의개혁기조에도 전환점이 됐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3일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이었던 한국은 지난 90년대말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2000년 한해에만 무려 156억9천만달러의 다국적 자본이 유입, 지난 62-95년의 총투자액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같은 추세가 주춤해지면서 미국 AIG를 비롯해 도이치뱅크 AG,등이 한국 기업 자산 인수에 실패했으나 GM-대우타 협상의 타결로 또다른 전환의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고 AWSJ는 평가했다. 특히 이번 계약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의 국내기업 지분참여를 수용할 의향이 있으며 심지어 주력산업으로 여기고 있는 부문에 대해서도 외국회사의 인수를 용인했다는데 의미가 자못 크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 어떤 외국인 투자자도 한국 노조의 반대를 이겨내지 못했으나 향후전개양상과는 별도로 현재까지는 GM이 결국 노조의 승인을 얻어냈다는 점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노조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노하우와 신용도 제고가 대우차에 있어 가장 절실한 조건임을 절감하고 3년간 21차례에 걸친 오랜 협상끝에 매각의 길을 택했다고 이 신문은 논평했다. 또 대우차 매각은 한국으로서는 사상최대의 외국인 투자도 아니고 민감한 산업부문의 첫 매각사례도 아니지만 최근 한국 자동차산업의 현황을 감안하면 단순한 외국인 투자의 의미를 넘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산업에서도 지난 2000년 프랑스의 르노가 삼성자동차의 지분 70%를 인수한 적이 있으나 당시 삼성은 신생기업인데다 시장점유율에 있어서도 대우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AWSJ는 GM-대우차 매각 계약으로 인해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한차례 격변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자동차시장은 지금까지 거의 국내업체들에 의해 주도되면서 수입차비율이 전체의 2%도 안돼 한.미간 무역갈등까지 초래해왔으나 이번 계약으로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