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단 입주업체들의 물류를 21세기형으로 바꾼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해 6월부터 산업단지공동물류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25개 공단에 입주한 1만3천여 국내 중소기업의 물류부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물류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의 물류 허브로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 사업은 오는 2004년까지 각 단계별로 펼쳐질 예정. 현재는 1차 시범사업이 진행중이다. 사업추진 배경 및 기대효과 =무엇보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물류체계 후진성을 극복해 보자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이 보유한 제품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물류활동이 시간적, 경제적 장애로 작용한다는 점을 없에기 위해서다. 우선 저렴한 공동수배송으로 업체별 비용과 공차율을 감소시키며 장기적으로는 탄탄한 물류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물류시스템 추진의 기반을 다진다는 목표다. 해외 수출시에도 규모경제를 통해 선박 화물운송료를 절감시킨다. 나아가 국내 25개 공단의 금융, 보험, 비즈니스를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동아시아의 물류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사업시행으로 기대되는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아주대 기업물류센터는 공동수송 시뮬레이션 결과 수송비가 현재보다 약 2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산단공은 전체 공단 입주기업의 10%만 공동수송에 참여하더라도 연간 1천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배송 뿐만 아니라 공동 집.하역과 물류정보 교류 등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추진 현황 =지난해에는 사업 추진전략과 이행계획이 세워졌다. 산단공이 국내 물류환경을 조사, 분석하고 일본과 유럽 등 해외 중소기업의 물류사업도 벤치마킹했다. 지난 1월부터는 1차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25개 공단중 물동량이 가장 많은 수도권 지역의 반월, 시화공단과 남동, 창원공단을 대상으로 실시중이다. 이들 공단에서 참여의사를 표명한 업체를 중심으로 품목과 수배송 경로를 검토해 공동 수배송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단순히 공동으로 물건을 실어나르는 차원이 아니라 보관이나 집.하역 수출입 연계 서비스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또 차량관제시스템이나 GIS(위치추적시스템) 등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시범사업의 중심이 되는 시화물류센터와 창원물류센터에는 입출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WMS(창고관리시스템)를 설치할 방침이다. 이밖에 물류관련 솔루션을 각 업체에 제공하는 ASP(응용소프트웨어 임대)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주요 공단 허브화 =오는 7월부터는 2차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사업지역은 3개 공단이 지정된다. 보관물류사업을 확대하고 물류센터별 홈페이지를 구축해 연계할 방침이다. 사업추이에 따라 기존 물류센터를 증설하고 1차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보완한다. 내년 6월에는 5개공단으로 사업지역을 확대하고 물류정보에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물류교육을 실시한다. 현재 4백평(반월), 7백평(창원) 규모의 물류센터도 확장해 반월의 경우 4천5백평, 창원은 3천5백평 규모로 건립된다. 산단공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5개 공단을 허브단지로 설정하고 25개 공단 전체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외 택배업체와의 연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산단공은 공업단지공동물류사업이 향후 국내 공단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육상을 포함한 해운과 항공분야의 물류에 대해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수출입 화물처리 절차에 대해서도 대행 시스템을 제공하고 세계적인 물류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4년에는 각 공단의 물류센터를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종합물류정보망을 가동한다. 업종별 B2B e마켓플레이스(기업간 전자상거래)와 연계해 전자상거래 영역까지 사업분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효진 이사장은 "경의선과 경원선이 복구되면 우리나라는 항공운송뿐만 아니라 해상운송면에서 동아시아의 물류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국내 공단을 잇는 전략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물류거점으로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