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조선업계가 노사간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들어 총 8억4천만달러의 선박을 수주,올해 전체 목표의 42%를 이미 달성하는 등 대외적으로는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최근 노사간 폭력문제가 불거져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일부 노조원들이 회사측의 협력업체 직원 고용방침에 반발해 시위를벌이는 과정에서 이를 만류하는 사측과 노조 집행부간 폭행이 발생, 관련자 일부가 경찰에 긴급 체포되고 양측이 서로를 업무방해 및 폭력행사로 맞고소하는 등 대립이심화되고 있는 것. 노조측은 이번 사태를 단순히 양측의 폭행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공공연히 이뤄져 온 협력업체 직원들의 파견근무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조는 최근 조선소 내 근로자 70여명이 산업재해 질환자로 판정을 받아집단요양을 신청, 부족 인원을 협력업체 직원들로 채우는 과정에서 회사측이 근로자들의 요양신청을 `방해'하는 등 직업병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따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관련단체와 함께 지난 19일 본사에서 `불법파견, 직업병 은폐 규탄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앞으로 회사와 정부를 상대로 투쟁수위를 계속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어서 사측을 괴롭게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와관련, "전체 근로자들 가운데 극히 일부인 70여명의요양신청을 막을 이유도 없고 수주량에 따라 업무 로드가 불규칙한 조선업계 특성상협력업체 직원들을 어느정도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최근 명예퇴직 실시와 관련해 노사간 갈등이 발생, 내홍을 겪고 있다. 회사측이 타사에 비해 높은 직원 평균연령(45세)을 낮춘다는 방침아래 지난달부터 지난 15일까지 430여명을 명예퇴직시킨 것과 관련, 최근 노조원들이 항의농성을 벌이고 직원들간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불거진 것. 특히 명예퇴직 실시 이후 한진중공업은 지난주부터 5주간 일정으로 직원 130여명을 대상으로 `재택' 학습일정이 포함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노조측은 이 교육역시 이들 130여명을 퇴직시키기 위한 사전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회사측은 "명예퇴직 실시 직후 교육이 시작된 관계로 시기상 노조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독서, 컴퓨터 학습 등 5주 교육이 끝나면 다시 직원들을 원래대로 복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교육대상자 명단이 당초 명예퇴직 대상자 위주로 만들어진데다 교육일정에 대해 노조와의 사전협의도 없었으며 교육 후 일자리 복귀에 대한 확답도 주지 않았다"며 최근 사측을 부산지방노동청에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고발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