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최대의 석유회사인 베네수엘라 국영PDVSA 회장으로 임명된 알리 로드리게스(65)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22일부터 OPEC 각료들과 당분간 사무총장직을 유지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쿠웨이트통신(KUNA)이 21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OPEC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PDVSA 회장에 갑작스럽게 임명된 로드리게스가 사무총장직 겸직에 대한 회원국 각료들의 의사를 타진하고 사임일정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석유업계 총파업을 비롯한 쿠데타 시도로 권좌에서 물러났다 48시간만에 복귀한 뒤 로드리게스를 PDVSA 회장으로 임명했다. 석유장관을 지낸 로드리게스는 차베스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압력을 받은 끝에 회장자리를 수락했으며 이에 따라 OPEC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돼 왔다. OPEC는 회원국 합의로 사무총장을 선출하도록 내규를 정해놓고 있으나 내부의정치적 갈등으로 새 사무총장 선출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적어도 6월 각료회의 때까지는 늦춰질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로드리게스가 OPEC 사무총장과 PDVSA 회장을 겸직할 수 있길바라고 있으나 OPEC 각료들은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OPEC의 한 소식통은 OPEC의 신임 사무총장 선출이 9월까지 늦춰질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혔다. OPEC는 지난 2000년 말 로드리게스를 사무총장으로 선출할 때도 수개월간 합의를 하지 못하고 논란을 벌인 바 있다. OPEC의 소식통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OPEC 대표 술리아만 알-하르바시가 "유력한" 신임 사무총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하면서 이란이 자국 후보를 내세우지 않으면 알-하르바시를 지원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이라크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점령에 항의해 금수조치를 취한 뒤 OPEC가 석유 무기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함으로써 석유시장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쿠웨이트시티.빈 dpa.AFP=연합뉴스) eom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