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물류시스템은 국내와 해외부문 등 크게 두가지 형태로 나눠진다. 국내는 물류전문회사에 일임하고 있고 해외의 경우는 다양한 파트너가 있다. 삼성은 올해부터는 특히 해외부문의 물류효율을 증대시키는데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국내 물류는 1998년 물류부문을 '토로스'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후 이 회사에 전담시키고 있다. 토로스의 업무는 창고 관리부터 수·배송 일체까지. 국내의 경우 비용을 따져 자사 트럭으로 직접 운송하기도 하고 외주를 주기도 한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선박 또는 항공기 물색을 전담한다. 때문에 삼성전자에는 물류 운영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고 소속 창고도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SCM그룹이 물류 비용 관리에 간여한다. 토로스와 함께 한 달에 두 번씩 비용 청구 데이터를 분석해 비용 누수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조성훈 삼성전자 SCM그룹 과장은 물류를 아웃소싱 형태로 바꾸면서 인력 운용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관련 비용을 외부에 지불하는 형태가 됐기 때문에 비용의 누수여부를 철저히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 삼성전자는 연내를 목표로 미주총괄 유럽총괄 중국총괄 동남아총괄 일본총괄 등 각 지역마다 1백여개가 넘는 물류 파트너를 지역당 최소 한 개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례로 동남아시아에서는 통관 차량섭외 배송 등을 1백52개 사업자에게 나눠서 맡겨 왔지만 올해 안에 두 개 회사를 선정,통합 관리케 할 계획이다. 이른바 일괄 계약,일괄 결제(One Contract,One Bill) 전략이다. 한 파트너에 모든 프로세스를 일임해 삼성전자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비용처리만 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 전략 역시 기본 틀은 재고관리에 민감한 윤종용 부회장 머리에서 나왔다. 윤 부회장은 평소에도 "삼성전자는 제조회사인만큼 판매 제조 개발에만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다 한 해외 출장을 계기로 해외 물류의 틀을 다시 짜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평소 재고관리 벤치마킹 대상으로 관심깊게 지켜봤던 미국 PC메이커 델이 물류에서도 정체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를 동석자로부터 들었다. 델은 물류를 미국 특송업체 UPS에 일임,말레이시아에서 만든 PC를 비행기를 통해 그날 저녁 필리핀 물류창고로 옮겼다가 일본행 밤 비행기를 바로 출발시켜 새벽 전에 도쿄에 도착시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상렬 상무는 "다국적 특송업체에 삼성전자 물류를 전담시킬 계획은 없고 단지 비용 스피드 고객만족도를 모두 만족시키는 효율적인 파트너를 지역별로 한둘씩 선별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목표는 전세계에서 물류 비용을 10% 감축시키는 것. 삼성전자는 1·4분기 추이를 볼 때 이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