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경제.금융위기를 극복하기위해서는 쓴 약을 삼켜야 한다"(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IMF의 지적은 고맙지만 쓴 약을 먹었다간 국내 경제는 더욱 회복불능 상태로빠지고 말 것이다"(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대통령) 쾰러 IMF총재가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아르헨티나 경제회복과 구제금융 추가제공의 전제조건으로 `극약처방'을 강조하자 두알데 정부는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쾰러총재는 "아르헨 사태, 특히 경제위기속에 대다수 국민을 위한 사회비용이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며 "초긴축정책이 위기상황을 호전시키기에앞서 경제회복의 청사진을 망가트릴 가능성이 있으나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반드시쓴 약을 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도 더이상 아르헨 정부에 요구할 만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그래야만 위기극복과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또 "IMF실사단과 아르헨 정부간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강조한 뒤 "그러나긴축정책은 아르헨 국민의 더많은 피와 땀을 요구하기에 연방정부와 의회, 지방정부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쾰러총재의 발언은 아르헨 정부가 초긴축 정책을 펴고는 있지만 여전히 방만한구석이 많고, 끊임없는 항의시위와 소요사태 등 민심을 등질 수 없는 의회 및 지방정부와 `합의정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렇다면 IMF의 처방은 45만명에 이르는 공직자를 모두 정리해고해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정책결정에 편안해 할 사람은 아무도없지만 현실은 직시해야 하다"고 답변했다. 즉, 그 정도 수준은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단호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그런 결정이 아르헨 근로자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 될 수 밖에 없으나올바른 길이 반드시 달리기에 편한 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IMF는 돈을 찍어내는 기관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와 공존하는 기관"이라고 전제한 뒤 "아르헨 위기의 원인은 내부에 있는 만큼 국민 스스로가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IMF도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기를 원한다"며 "양자간 합의에 도달하면외국투자가들도 돌아오고 각계각층의 국민 모두가 희생에 대한 보답을 얻을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경제개혁에 대한 연방정부와 의회, 지방정부의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IMF의 거듭된 초긴축 요구에 아르헨 정부는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두알데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델 플라타 라디오방송 회견에서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IMF의 요구는 정부의 능력 밖의 일인데다 요구대로 시행하면 더욱더 커다란 혼란이 올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아르헨 사태는 사회비용 증가 측면이 아닌 외자유입과 소득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외자유입이 제대로 이뤄지면 산업활동이 다시 활발해져 소득의 증가와 함께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재 앓고 있는 병보다 치료약이 더 나빠 아무도 아르헨티나를 신뢰하지 않는 마당에 긴축만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고 그는 지적했다. 두알데 대통령은 이어 "아르헨티나처럼 경제위기를 맞았던 많은 국가들이 국제사회의 도움을 얻어 위기극복에 성공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아르헨티나도 제때에 적절한 도움만 받는다면 위기극복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아르헨 정부는 IMF와 세계은행(IBRD), 미주개발은행(IDA) 등에 250억 달러 가량의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들 다국적 금융기관은 강도높은 경제개혁을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차관제공을 미루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