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발빠르게 올리면서도 예금금리는 조정하지 않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연6% 안팎으로 하락했던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1년만기.시장금리 연동형 기준)는 지난 16일 현재 6.4% 안팎으로 최고 0.4%포인트 올랐다. 반면 한미 기업 제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정기예금금리(1년만기)는 지난 2월말과 같은 연 4.85~5.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 2월말 연 6.3%에서 6.7%로 0.4%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대출금리(최저수준)도 같은 기간 연 6.07%에서 6.42%로 0.35%포인트 인상됐다. 국민 조흥 한미은행의 대출금리도 이 기간중 각각 0.34%포인트 뛰었다. 이처럼 은행 담보대출금리가 급등한 것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3개월 만기 CD(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에 연동시킨 변동금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예금금리에 대해선 시장금리 상승과 관계 없이 이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를 연 4.85%로 고수하고 있는 것을 비롯 조흥 외환은행 등이 올들어 정기예금금리를 손대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은행은 지난 3월말 연 5.2%이던 정기예금금리(지점장 전결금리 포함)를 이달 들어 5.1%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3월 연 5.2%에서 5.0%로 0.2%포인트, 하나은행도 연 5.3%에서 5.2%로 0.1%포인트 각각 내렸다. 은행관계자들은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돼 있는 반면 예금금리는 고정금리체계여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며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한 섣불리 예금금리를 올리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이달 들어 예금금리를 0.2%포인트 올린 바 있어 다른 은행들의 이같은 주장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