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제조업체가 지난해 국내 기업보다 월등히 우수한 경영실적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모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마이너스 성장에 그친 국내 제조업체를 압도했다. 14일 노키아티엠씨 르노삼성자동차 등 주요 외국인 투자기업 20개사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 및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은 19.5%,영업이익은 48.0%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63.5%에 달했다. 볼보건설기계 한국오라클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등 3개사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백% 이상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상장 제조업체 4백99개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0.7%와 30.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3.8%나 감소했다. 하이닉스를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 23.8%, 당기순이익이 32.4% 각각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효율이 훨씬 높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8.9%로 상장기업 평균 5.5%보다 1.6배 이상 높았다. 외국인 투자기업중 실적개선이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한국 휴렛팩커드. 2000년 6백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5백9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돌아섰다. 페어차일드코리아도 지난해 1천2백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노키아티엠씨는 매출 3조4천억원에 영업이익 3천2백억원을 기록해 규모와 실속을 모두 챙겼다. 르노삼성차도 지난해 매출을 전년보다 5배 가까이 늘리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