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시장이 128메가 D램에서 256메가 D램으로 `세대교체'를 서두르면서 올해 시장판도에 격변이 예상된다. 14일 업계가 입수한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체 D램시장에서 256메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 기준으로 30.6%를 기록, 현시장주력인 128메가 D램을 갈음할 `간판주자'로 급부상했다. 128메가 D램이 58.2%로 여전히 주류이지만 최근 선발업계 움직임과 수요동향을 감안하면 256메가 D램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 지난 1년간 WSTS 자료로 D램시장 추이를 되돌아보면 128메가 D램은 작년 1월 52.9%의 비중으로 당시 시장주력이던 64메가 D램(34.3%)을 제친 뒤 같은해 7월 68%를거쳐 같은해 9월 69.2%로 `천정'을 확인한 이후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반면 256메가 D램은 8.6%(1월), 11.3%(7월), 17.3%(9월)로 작년 내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들어 30% 선을 뚫었다. 이런 추세라면 늦어도 3.4분기중으로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비트크로스(Bit Cross)'가 일어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D램업체들이 2.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256메가 체제 진입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되며 적어도 3.4분기말에는 비트크로스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비트크로스 이후 D램시장 판도가 확 달라진다는 점. 시장전문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작년 D램시장 순위는 삼성전자(27%),마이크론(19%), 하이닉스반도체(14.5%), 인피니온(9.7%), 엘피다(8.5%), 도시바(6.4%), 미쓰비시(2.6%), 난야테크놀로지(2.3%) 순으로 기존 `서열'을 유지했다. 그러나 256메가 D램으로의 비트크로스가 진행될 올해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삼성전자[05930]가 나머지 업체들과 확실한 격차를 벌려 독주체제를 굳히고 나머지 업체들 사이에서도 전례없는 순위변동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시.업계전문가, 조사기관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올해 256메가 D램시장 만을 놓고 볼 때 삼성전자가 35∼3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20% 미만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256메가 D램시장으로의 진입이 빠른 인피니온이 16∼18%의 점유율로 마이크론(12∼13% 추정)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고 신생 후발업체인 난야테크놀로지(9∼10%)와 엘피다(7∼8%)가 신규투자가 부족한 하이닉스(6∼7%)를 추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마이크론, 인피니온-난야테크놀로지간 제휴협상으로 반(反) 삼성전자 성격의 공조전선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