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가 유가 상승 위협으로 출렁이고 있는가운데 올해 두드러진 약진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머징 마켓은 오일 쇼크에 가장취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들어 달러기준으로 11%나 주가가 상승한 이머징 마켓은 오일쇼크로 세계 경제 성장이 위축될 경우, 여타 증시보다도 타격이 클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애버딘 에셋 매니저의 제임스 클루니는 "오일 쇼크는 지난 6개월간 강세를 보였던 이머징 마켓의 상승 기조를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는 세계 증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전날 국제원유가격이 72센트 내린 배럴당 25.82달러를 기록하자 오일 쇼크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유럽증시는 컴팩의 긍정적 실적 전망에 힘입어일제히 상승했다. 그러나 혼조세를 보인 아시아 증시 가운데 특히 석유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의 증시는 석유위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전날 한국과 일본의 주가지수는각각 1.3%, 2.1%씩 하락했다. 또한 0.16% 상승한 미국을 제외한 다우존스 세계주가지수도 0.3% 빠진 173.86에장을 마감하는 등 세계증시 조차도 오일쇼크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대한 이라크의 시한적 석유금수조치는 또다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석유회사 노동자들의 파업과 맞물리면서 올해 들어 40%나오른 석유가격 인상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머징 마켓 가운데 멕시코,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산유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은 오일 쇼크로 세계 경제가 침체됨에 따라 수출감소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물론 이머징 마켓만이 오일 쇼크의 유일한 피해자는 아니다. 선진국인 독일도석유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산유국이자 서비스경제 중심으로재편되고 있는 영국보다는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임스 클루니는 "유럽증시에서 화학, 철강 등 경기순환주들에 대한 관심이 증했지만 오일쇼크로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은 위험회피적인 경기방어주들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