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영국의 철강제품이 미국의 철강수입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도록 노력중이라고 영국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영국과 미국 간의 이같은 양자협상은 따라서 유럽연합(EU)의 미 철강수입관세부과에 대한 공동대응에 장애가 될 것으로 지적됐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 주말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영국에서 생산되는 고도로 정밀한 엔지니어링용 철강제품은 미국 시장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따라서 특별면제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주미 영국대사관이 협상을 이어받은것으로 보도됐다. 블레어 총리는 그동안 여당 의원들로부터 미국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하면서도 그 대가로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협상이 타결될경우 부시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가 수확을 거두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될 것으로관측됐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에 대한 양자적 접근이 미국에 대해 공동대응을 고려중인 동료 EU 회원국들과의 대오를 깨뜨리려는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들은 영국은 EU를 지지한다는 합의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의 EU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수입관세가 원칙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어떠한 제재조치도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U는 미국의 철강수입관세 부과로 인한 가장 큰 위협은 아시아산 저가철강제품이 유럽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영국과 미국 간의 양자협상은 EU차원의 움직임에 장애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EU 집행위원회는 보복관세 대상품목 목록을 발표함으로써 미국 정부에 경고사격을 한 바 있다. 이 목록에는 부시의 재선에 결정적인 주들로부터 수출되는 22억달러 규모의 품목들, 즉 플로리다의 과일, 중서부의 철강, 노스 캐롤라이나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섬유 등이 포함돼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