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해 30일간 석유수출을 중단키로 한 이라크의 결정은 상징적인 것이며 다른 산유국들이 이를 따르지 않는 한 세계 석유 수급상황에 심각한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이 9일밝혔다. 프랑스 소재 지중해에너지감시기구 소속 나지 아비 아아드는 이라크의 석유수출중단조치로 원유 공급량이 하루 200만배럴 줄어들게 됐으나 이는 전체 원유 공급량의 5% 수준에도 못미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다른 산유국들이 쉽게 이를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멕시코, 노르웨이 등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가격을 올리기 위해 지난 1월1일을 기해 원유 생산을 줄였기 때문에 여분의 생산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하루 1천100만배럴의 원유생산능력을 지니고 있는 반면 현재 생산량은 하루 700만배럴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유분이 하루 400만배럴에 달한다. 아아드는 "이라크의 (석유 금수) 결정은 상징적"이라면서 "다른 아랍 또는 이슬람 산유국들이 이를 뒤따르는 경우에만 실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에 위치한 석유중개상 에드 앤 F 맨 소속 아담 스톤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그리고 다른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 수출을 계속하는 한 이라크의 금수조치가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석유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밝힘으로써 이라크의 금수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세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외무장관을 비롯한 쿠웨이트 당국자들은이날 이라크의 석유 금수 결정은 아랍권에 해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 쿠웨이트는 석유 수출과 관련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이전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OPEC의 한 소식통은 이날 OPEC는 이라크의 석유 금수 조치에 대한 대응책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려야할 급박한 필요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시장은 어떤 즉각적인 반응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당황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예견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날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2개 도시에서 철군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석유무기의 사용을 거부한 데 힘입어 진정세로 돌아섰다. 런던 원유시장에서는 이날 오전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이 장 초반 배럴당26.60달러에 거래돼 전날 27.02달러에 비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니코시아.빈.런던 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