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주채무 계열기업을 35개사로 대폭 줄인 것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의 자율경영을 촉진하겠다는 의미다. 금융권 부채가 많은 순서대로 지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일정 규모 이상만 추려낸 것도 같은 취지다. 주채무계열로 지정되면 해당 계열기업의 주채권은행이 여신 상황을 포함한 모든 기업정보를 종합 관리한다. 만약 계열기업의 재무구조가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주채권은행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어 즉시 지도에 나선다. 개선약정에는 계열 전체의 차입금을 향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줄이겠다는 내용의 부채비율 감축계획과 계열기업의 구조조정 계획, 기업 지배구조 개선계획 등이 포함된다. 각 은행은 주채무계열로 지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계열사의 신규 채무보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줄 수 없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여신 규모 상위 60대계열의 총 신용공여액은 80조9천억원으로 2000년 말(1백11조8천억원)에 비해 27.7% 줄었다. 하지만 상위 5대계열의 비중은 60대계열 가운데 43.4%, 주채무계열인 35대계열 중에서는 절반 이상인 50.9%를 차지해 '빅5' 계열사의 여신 과점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