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5천 컬러 STN-LCD와 4천96컬러 TFT-LCD중 어느게 더 좋을까'. 최근 컬러휴대폰 시장이 삼성전자의 4천96컬러 박막액정화면(TFT-LCD)기종 대 LG전자의 주력제품인 6만5천컬러 STN-LCD(보급형 액정화면)단말기의 대결구도로 접어들면서 양사 제품의 특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8일 삼성전자의 올해 컬러휴대폰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LG전자는 주력제품인 6만5천컬러 STN-LCD기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말까지 30.8%(42만3천대)의점유율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 1월 33%(15만7천대), 2월 35%(17만3천대)로 꾸준히 영역을 넓혀갔다. 또 자체집계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37.2%(27만대)까지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파악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52.2%를 차지한 뒤 지난 1월과 지난달에 각각 50%,51%에 그쳐 지난해 보다 약간 처지는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4천96컬러 TFT-LCD기종의 인기가 확산되면서 지난달에 56%까지 시장점유율이 치솟았다고 주장하고있다. 이처럼 시장이 LG전자의 자부심인 6만5천컬러 STN-LCD기종과 삼성전자의 4천96컬러 TFT-LCD제품의 싸움으로 좁혀지면서 소비자들로서는 제품선택에 앞서 두 기종의 차이점을 자세히 살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양사는 각각 자사 주력제품의 특성을 부각하면서 마케팅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컬러휴대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색상표현 부문에서는 LG전자의 6만5천컬러 제품이 우세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LCD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수가 6만5천개에 달하는데 비해 삼성전자의 제품은 4천96개의 색상을 구현하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전력소모에서도 TFT-LCD가 STN-LCD에 비해 5배 가량 비효율적이라는지적이다. 반면 데이터 반응속도 및 선명도에서는 TFT-LCD기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STN-LCD의 경우 데이터 반응속도가 200~350ms(밀리세크:0.001초)에 달하지만 TFT-LCD는 통상 30ms에 불과하다. 색상의 밝기도 STN-LCD는 100㏅(칸델라)인데 반해 TFT-LCD는 180㏅를 지원한다. 요컨대 색상 및 배터리 전력소모를 따지면 6만5천컬러 STN-LCD기종이 우세하지만 데이터 반응속도 및 선명도에서는 4천96컬러 TFT-LCD가 월등한 것이다. 이처럼 양사의 주력제품 중 어느하나가 절대적인 우위를 지니기 힘든 상황에서삼성전자는 경쟁사의 단일 주력제품이 인기를 끌자 자사 제품이 선명도와 데이터반응 속도면에서 낫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액정화면의 질에서는 TFT-LCD가 월등하지만 6만5천 대 4천96이라는 숫자상의 싸움에서 밀려 LG전자의 제품이 인기를 얻은 것 같다"며 "소비자들은단지 색상표현의 수치뿐 아니라 사람의 눈으로 직접 구별할 수 있는 화면의 선명도와 데이터반응 속도를 비교한 뒤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계속해서 색상의 우위를 강조해 인기몰이를 이어나가는 한편 시장상황에 맞춰 TFT-LCD기종 출시시기를 정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TFT-LCD기종 개발도 마무리 한 상태지만 6만5천컬러 STN-LCD기종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컬러휴대폰 주 수요층의 취향에맞는 디자인을 채택한 점도 최근 인기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