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업들의 2002년 월드컵 축구 마케팅 열기가 후끈하다.


월드컵 경기 공식 후원업체들 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업종에 관계없이 축구와 연관한 이벤트나 신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월드컵 경기 비후원사들은 프랑스 축구협회와 국가대표팀, 지방구단과 후원계약을 체결해 월드컵 특수시장에 뛰어들었다. 비록 월드컵 로고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4년에 한번 있는 월드컵 축구잔치 특수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계축구연맹(FIFA)의 오랜 공식후원업체인 질레트는 치약과 칫솔 등 구강보건 제품에서부터 건전지에 이르기까지 전 제품을 월드컵과 연계한 대규모 이벤트 무대에 올려놨다. 질레트는 제품 홍보 행사에 지방 축구팀 친선 경기 관람 여행권을 고객 사은품으로 내놨다.


다국적 식품 업체 네슬레는 프랑스 국가 대표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유제품 홍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프랑스 국가 대표팀 야쿠르트 공급 업체란 이미지를 통해 자사 제품을 운동하는 사람이 마시는 음료수로 인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네슬레는 지방 도시별로 다양한 축구잔치를 열어 국가 대표단 유니폼과 홈 시네마 비디오 등을 고객 경품으로 나눠주고 있다.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신상품도 많이 나와 있다. 장난감 업체 하스브로는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이 들어간 카드게임을 출시했다. 여성 축구팀 후원업체인 러베 파베르제는 가정주부들을 상대로 세제 '오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월드컵 경기 TV 중계 여성 시청자 수가 상당하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랑스 우정국도 축구 마케팅을 한다. 은행과 금융 상품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체국은 '완전히 축구(Carrement foot)'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프랑스 대표팀의 현황을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유명 고급 브랜드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적 명품 업체 셀린느는 조만간 축구화 모양의 핸드백 등 월드컵을 주제로 한 패션 액세서리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어떤 나라보다 유난히 프랑스에서 2002년 월드컵 마케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은 프랑스가 지난 98년 대회 개최국이자 우승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축구가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이란 것 외에 이번 월드컵이 프랑스에서 먼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거리와 시차로 인해 직접 실시간 경기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을 오히려 자국내 월드컵 붐으로 활용하자는 게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다. 게다가 2002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또 다시 우승을 할 경우 마케팅 효과가 오래 지속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파리=강혜구특파원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