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잇따른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자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토지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토지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는 돈은 철저히 개발 가능성이 높거나 단기간내 수익을 낼수 있는 '블루칩 땅'으로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노리는 곳은 1∼2년 이내에 투자차익을 누릴수 있는 땅이다. 상당기간 땅에 돈을 묻어두고 기다리겠다는 장기투자자의 움직임은 아직 둔한 편이다. ◇서해안=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땅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오는 26일부터 열릴 예정인 국제꽃박람회를 위해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이 확충된게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안면도 일대에서는 3년 전 평당 10만원에 거래되던 준농림지가 올 들어 40만원에 되팔리고 있다. 태안 읍내에 있는 한 중개업소는 이달초 하루만에 4건의 토지계약을 성사시켜 화제가 될 정도다. 괜찮은 입지의 물건만 나오면 바로 소화되고 있다. 충남 서산의 장승백이부동산서비스 방유찬 사장은 "펜션 등 숙박시설을 짓기 위한 땅을 찾는 수요가 많지만 물건을 찾기 힘들다"고 현지사정을 설명했다. ◇광명 소하=서울시 금천구 독산동∼광명시 소하동∼금천구 시흥동 등으로 연결되는 강남순환 도시고속도로 일부 구간 착공을 재료로 땅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물건을 내놓는 땅주인이 없어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매값은 A급 준농림지가 올해초보다 10%가량 오른 평당 3백만∼4백만원선.대지도 10%이상 뛴 1천만원선에 매매값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 현대공인 이태규 사장은 "도시고속도로 착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10통 안팎의 문의전화가 걸려온다"고 전했다. ◇시흥 정왕=지하철 안산선 정왕역 주변 땅값이 올초보다 평균 20% 이상 뛰었다. 정왕역 바로 북쪽 구획정리지구는 평당 2백만원 선으로 올초보다 20만∼30만원 가량 올랐다. 이 지역의 최대 관심사는 올초 발표된 정왕동 그린벨트 해제 구역.67만평 규모로 내년께 분양하게 된다. 도로와 인접한 곳은 평당 1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천안·아산=이 지역도 경부고속철도 통과와 아산신도시 개발이란 대형 개발재료로 땅값이 올초보다 평균 20% 정도 올랐다고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가 최근 아산신도시 개발지역과 인접지역을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토지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아산신도시의 경우 대방면 탕정면 등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공인 도순보 사장은 "신도시 발표후 거래가 2∼3배 늘었다"며 "외지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총 9백만평의 신도시 면적에서 1백만평 규모의 1차 사업부지 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시세 차익을 누릴만한 땅이 남아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 ◇강화도=강화도는 초기 상승단계.지난해 전혀 문의가 없다가 요즘은 하루 10여건 안팎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동부동산중개업소인 떴다방까지 등장했다. 바닷가를 볼수 있는 준농림지가 평당 50만∼60만원까지 호가되고 있다. 한해 전보다 1백% 오른곳도 있다. 하지만 비인기 물건은 가격변동이 없다. 강화읍 갑곶리 광선공인 구자옥 대표는 "용인 양평 등지보다 한박자 늦게 움직여 아직 투자가 활발하진 않지만 조금씩 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