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VPN은 특정회사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선 대신 인터넷망과 같은 공중망을 이용해 전용선 효과를 내도록 하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점이 많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보급돼 왔으나 올들어 기업들도 앞다퉈 VPN을 도입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시장 규모는 당초 예상한 4백50억여원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 외국 VPN 업체들이 잇따라 진입,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VPN 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한 퓨쳐시스템은 올들어 현대엘리베이터,LG칼텍스정유 등 일반 기업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금융권을 제외한 기업시장에서 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보보안 업체인 어울림은 방화벽 분야 명성을 VPN까지 이어가겠다는 생각으로 영업력을 풀가동하고 있다. 시큐어넥서스와 싸이젠텍,이노크래프트 등 중소 VPN 전문업체들도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시스코나 노텔 넷스크린 소닉월 노키아 등 외국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넷스크린은 글로벌기업을 대상으로 한 고성능 VPN을 선보였으며 소닉월은 소호(SOHO)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하드웨어 일체형 VPN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업들이 VPN을 도입하는 것은 통신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전국 7개 도시에 지점과 1백명의 사용자를 둔 회사가 T1급 전용선을 1백% VPN으로 교체하면 5년 동안 17억원이 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