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미국 1위이자 세계 1위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이달중 서로 적진에 진출, 본격적으로 '시장 빼앗기 싸움'을 준비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16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서 정몽구(鄭夢九) 회장과 김동진(金東晉) 사장 등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현지공장 설립을 위한 '역사적인' 첫 삽을 뜰 예정이다. 또 GM도 비슷한 시점에 대우차 인수 협상을 끝내고 잭 스미스 회장이나 릭 왜고너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대우차는 매각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업장을 처리할 잔존법인만 남기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된 완성차로 미국시장을 성공적으로 잠식해온 현대차는미국 본토에서 2005년부터 뉴EF쏘나타와 싼타페 후속모델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더욱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3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동기의 11만9천110대보다 20.1%나 늘어난 14만2천995대를 팔아 승용 및 경트럭 시장점유율을 2.9%에서 3.6%로 끌어올렸다. 미국에서는 싼타페, 카니발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나 RV(레저용차량)가 승용차로 분류되는 한국과는 달리 경트럭(Light Truck)으로 분류된다. 반면 GM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28.7%에서 28.5%로 약간떨어져 현대차가 2005년부터 현지 생산 및 한국 수출 차량으로 GM의 점유율을 더 깎아내릴 수 있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GM도 이달중 대우차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 한국시장에서의 대우차의 점유율을그대로 가져가게 된다. 대우차의 1-3월 국내 시장점유율은 10.2%로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매각이 마무리되면 `GM 인수 효과'만으로도 승용차시장 점유율이 단숨에 20%까지 올라가고 궁극적으로 30%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 대우차의 주장. 새로 생길 GM-대우차(가칭)의 한국시장 점유율 확대는 거꾸로 현대차 점유율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현재 시장의 절반 가량을 독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의 수성을위한, 반대로 신설법인의 시장잠식을 위한 마케팅 싸움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현대차는 현지공장 설립을 통해 미국에 7천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GM도대우차 생산직의 `고용승계'를 약속한 상태여서 양사의 양국 경제에 대한 기여 정도도 업계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일본 1위 업체인 도요타와 공교롭게도 지난해 1월 동시에 상대국에 진출, 자존심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