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가전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기 위한 기능성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출시한 삶는 세탁기 '파워드럼 100℃(모델명 SEW-H350)'를 올해 세탁기 부문 전략 모델로 선정하고 집중 홍보하고 있다. 30여명의 연구인력과 40억원의 투자비를 투입해 15개월만에 개발한 이 제품은 삶는 효과를 부각시킨 기능성 상품이다. 회사의 전폭적인 판촉 지원에 힘입어 출시 첫 달인 지난 2월 3천대가 나간데 이어 3월에는 5천대 이상 팔린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히터로 세탁물을 삶아 빨기 때문에 옷감 속 세균을 완전히 살균하고 찌든 때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는 기능을 집중 홍보했다.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드럼세탁기 형태라는 것도 소비 트렌드와 맞아 떨어졌다. 올해 일반 세탁기 시장은 작년과 같은 1백30만대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드럼세탁기는 지난해 4만대에서 올해 10만대로 두배 이상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제품은 아기옷과 속옷을 삶아 빠는 주부들의 세탁 습관에 맞춰 고효율 히터로 세탁물을 강력하게 삶아주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피부염 등 염증을 유발시키는 황색포도상구균 폐렴증후균 녹농균 대장균과 세탁 후에도 옷감에 그대로 남아 있는 각종 세균 및 곰팡이 등을 1백% 살균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한다. 이전에도 비슷한 기능을 가진 드럼세탁기가 있었지만 이 제품은 55분 쾌속 삶음 기능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 40~50% 가량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물과 전기 사용량도 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과 관련해 해외 5건, 국내 30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특히 이 제품은 세탁을 자주하는 가정을 기준으로 삼아 3.0kg의 소용량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전기와 물 사용량이 적은 것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소용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불 빨래를 할 때는 기존 세탁기와 동시 사용할 수 있도록 급수와 배수를 연결하게 만들었다. 이는 대부분 가정이 10kg 이상의 대형 세탁기를 갖고 있어 빨래를 모아서 하기 때문에 많은 주부들이 위생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착안했다. 이밖에 열에 잘 견디는 내열성 재질을 사용했고 방습코팅, 이중뚜껑, 내열모터, 과열방지 장치, 안전배수 장치 등 5중 안전 설계를 채택했다. 현재 1개의 삶는 세탁기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상반기중 가격을 더 내린 2개 모델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삶는 세탁기의 올해 국내 판매 목표는 10만대다. 하반기부터는 동유럽 중국 중남미 러시아에 수출해 해외에서 6만대의 판매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국내 소비자 가격은 38만원대.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