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D램 생산업체들이 비용절감 효과가 뛰어난 12인치 웨이퍼 공정으로의 전환을 위해 최근들어 잇따라 대규모 자금조성 작업에나서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1일 보도했다. 프로모스테크놀로지가 지난주 12인치 공정확장을 위해 55억뉴타이완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계약한데 이어 파워칩세미컨덕터도 오는 4.4분기 12인치 공정의 양산체제 돌입을 앞두고 자금확보를 위해 시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와 대만 모젤 바이텔릭의 현지합작법인인 프로모스의 경우 공정확장을 위해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함과 동시에 미국및 해외주요증시에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반도체업계의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비용절감 노력이 절실한데다 해외업체들과의 제휴관계에 따른 기술라이선스 비용 상쇄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도이치방크의 존 리옹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대만업체들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나 한국의 삼성전자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용구조를 개선함으로써 라이선스 비용부담을 상쇄하는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12인치 공정전환은 대만업체들로서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12인치 웨이퍼를 이용할 경우 웨이퍼당 칩 생산 수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에 20-35%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대만업체들은 지금까지 비용효과만을 고려한 생산에 치중함으로써 기술개발 측면에서 항상 해외업체들에게 뒤처졌기 때문에 12인치 공정전환을 발빠르게 진행함으로써 이같은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 업체들이 지난해 반도체산업의 최대불황을 겪은 이후 새로운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는 시점에서 대만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는 동시에 해외업체들의 제휴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인피니온은 대만의 윈본드 일렉트로닉스 및 모젤 바이텔릭과 제휴협상을 체결했으며 난야 테크놀로지와도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히는 등 대만업체들이 제휴대상으로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치방크의 리옹 애널리스트는 "대만업체들이 12인치 공정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기술개발과 생산능력면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만업체들은 12인치 웨이퍼 공정으로 전환함으로써 제품가격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메이저 업체들과의 간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업체들의 경우 생산제품의 50-60%를 현물시장에 내놓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90%를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대형 고정거래선에 내놓고 있어 가격경쟁력에서 뒤지고 있으나 이같은 차이를 비용측면에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NP파리바 페레그린 증권의 알프레드 잉 애널리스트는 "대만업체들은 경쟁업체들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비용측면에서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가격은 최근 약세를 이어가면서 128메가SD램의 경우 3.36달러선에 거래돼 지난달초의 4달러선은 물론 전주의 3.50달러에 비해서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