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스캔들로 존폐 위기를 맞은 다국적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의 아시아.태평양 해외법인들은 경쟁사인 KPMG와 비(非)미국 비즈니스를통합키 위한 협상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양측이 27일 밝혔다. 아서 앤더슨의 해외망인 앤더슨 월드와이드의 아시아.태평양 책임자인 존 프라세티오는 성명에서 "앤더슨의 아시아.태평양 해외법인 13곳 가운데 9개가 KPMG와 통합하기 위한 협상에서 행동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앤더슨 해외법인의 합병은 개별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라세티오는 아.태 해외법인 13개 가운데 중국, 홍콩, 뉴질랜드 및 호주는 이미 KPMG가 아닌 다른 경쟁사들과 합병키로 결정했거나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또 인도의 경우도 독자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앤더슨 아.태 해외법인망이 이처럼 KPMG와의 집단 협상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데 대해 시간을 끌 경우 이탈하는 법인이 늘어날 것이라는 초조감이 크게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직원 2천720명에 고객사가 4천개가 넘는 앤더슨 일본법인(명칭: 아사히 앤드 코)은 이미 KPMG 일본법인과 합병키로 양해각서까지 체결한 상태다. 앤더슨 호주법인의 경우 앞서 개별적으로 KPMG와 합병 협상을 추진했으나 호주사상 최대 파산으로 기록된 HIH 보험사의 회계감사에 대한 책임 문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 결국 결렬된 바 있다. KPMG측도 앞서 성명을 통해 앤더슨 아.태 해외법인들 가운데 이탈하지 않은 9개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고 확인했다. KPMG측은 그러나 협상이 집단으로이뤄지지만 합병은 어디까지 해외법인들과 개별적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더슨 월드와이드측은 그간 해외법인들이 개별적으로 경쟁사들과 합병 또는 업무를 제휴하지 못하도록 견제해왔다. 그러나 본사인 아서 앤더슨이 엔론관련 서류파기 혐의로 형사 기소되고 고객사들도 속속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해외법인의 이탈을 막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