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주요 신용카드사에 대해 신규회원모집과 발급을 2개월간 금지시키는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내리면서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징계를 받은 LG와 삼성 등 2개 카드사는 이 기간에 회원은 물론 영업기반인 모집인까지 타사에 빼앗기게 되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업기반 흔들려 = 카드사들은 신규 카드 발급이나 회원모집 자체를 정지시킨것은 국내에 카드사가 설립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영업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연초부터 가두모집을 금지하면서 신규회원 모집이 주춤거리고는 있으나 지금도 삼성이나 LG카드 모두 한달에 5만~6만명 가량의 신규회원을 확보해왔기 때문에 모집자체가 금지되면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카드사들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남의 회원을 빼앗아오는 전략도 구사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나오고 있어 카드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LG카드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신규회원 모집에 크게 의존하지는 않지만 영업정지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2개월의 기간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모집인 대거 이탈 예상 = 이번에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은 LG와 삼성카드는 전업계 카드사의 대표주자로 사별로 1만명이나 되는 카드모집인의 영업력에 크게 의존해 왔다. 연초에 길거리 모집이 금지된 이후 모집인들은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 온라인을이용하거나 친지를 직접 방문하는 등으로 방향을 바꾸기는 했지만 여전히 카드사의영업에 근간을 이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2개월간 아예 회원모집이 금지됐기 때문에 모집인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모집인들은 영업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데 2개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 기본급만 받고 붙어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면서"한번 떠난 모집인들을 2개월 뒤에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도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카드사별로 희비 엇갈려 = 이번 금감원의 조치는 특히 카드사별 징계수준에 크게 차이가 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의 대표주자인 LG, 삼성이 일부 영업이 정지된 반면 은행계 카드사의 대표주자인 비씨카드는 전혀 제재를 받지 않았고 국민카드사도 과징금 5천만원만 받아 영업에는 별 타격을 입지 않게됐다. 또 동양이나 현대 등 신규 진입 카드사들은 LG나 삼성의 제재에 오히려 힘을 얻어 활발한 영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카드 관계자는 "우리회사는 회원을 모집할 때 신청서에 일일이 일련번호를부여하고 모집인에게 유치경위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에금감원 조사시 오히려 칭찬을 받았다"면서 "이처럼 정상적인 방식으로 영업을 해온것이 이번에 큰 힘을 받게됐다"고 평가했다. ▲기존 고객 활성화에 힘 쏟을 듯 = 중징계를 받은 카드사들은 신규회원을 모집하는 대신에 기존 회원들이 카드를 많이 사용하도록 하는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보인다. 전업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회원을 많이 모집하던 작년에는 한 달에 50만장 이상 신규카드가 발급된 적도 있으나 요즘은 카드시장에 포화상태에 있어 이같은 영업은 불가능하다"면서 "1천만명을 훨씬 넘는 기존 회원들이 있는 만큼 이들이카드를 적극 사용하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를 마련하는 방식의 영업을 하게될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