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 가격이 최근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고 다우존스가 26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세에 대해 PC업계가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D램 생산업체들이 설비업그레이드를 완료하면서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오는 2.4분기에는 이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NG베링스의 크리스 시에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급이 증가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며 "0.14 및 0.13미크론 공정으로 업그레이드를 완료한 업체들이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에 애널리스트는 "통상적으로는 공정업그레이드 초기에는 공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에는 반대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오는 2.4분기부터는 공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1.4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공급이 3%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2.4분기에는 중가율이 13%에 달할 것"이라며 "반면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수요는 감소하면서 128메가 SD램의 경우 3.80달러선에 거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PC부품 유통업자들의 재고확보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추가 수요요인이 사라지고 있으며 올들어 D램가격이 급등하면서 현물시장에는 매도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D램의 최대 수요처인 PC업계로부터의 수요가 하반기 신학기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매년 2.4분기에는 감소세를 보이는데다 특히 올해는 PC조립업계의 수요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중순 독일에서 개최된 정보통신박람회(CeBIT)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이 주춤한 것에 대해 업계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한 모듈업체 간부는 "일반적으로 매년 정보통신박람회를 전후로는 업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반도체가격이 올랐으나 올해는 평소보다 오히려 수요가 감소해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만의 D램업계는 최근의 가격하락이 한국 하이닉스반도체의 물량공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하이닉스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추진하고 있는 하이닉스 인수작업이 향후 공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양사의 제휴로 인한 효과는 이미 소진된 것으로 지적돼 향후 D램 가격하락을 막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25일 오후 아시아현물시장에서 128메가(16Mx8 133㎒) SD램은 최근의 하락세를 접고 오래간만에 보합세를 나타내 전날과 같은 3.40-4.10달러(평균가 3.50달러)선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