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망이 크게 빗나가고있다. 무엇보다 경제의 변동성(volatility)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물 및 금융부문 모두 변화의 진폭이 커지고 주기도 짧아졌다. 주식이나 채권시장 발달로 인해 경제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구촌 한쪽 구석에서 발생한 사건은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엔 정보통신기술(IT)과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정보 보급이 빨라져 한 국가의 경제현상은 비단 자국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지난해 미국 9.11테러처럼 예측이 불가능한 사태까지 발생한다면 경기전망은 전망 자체가 무의미해지기까지 한다. 경제구조가 복잡해진 점도 경기를 점치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과거에는 제조업과 수출 분야만 집중적으로 연구해도 어느 정도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서비스업이 확대되는등 변수들이 많다. 학자들은 거의 모든 산업을 들여다봐야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심리적 측면도 중요한 변수가 됐다. 소비자태도지수 등 다양한 심리지수들이 개발되면서 다른 사람의 심리가 자신의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때로는 과장된 정보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하느님이 경제학자를 만든 목적은 일기 예보가를 돋보이도록(look good) 하기 위해서란 우스갯 소리가 있다. 경기 전망을 내는 일은 움직이는 표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경제학자들은 표현한다. 경기전망에는 공통적으로 살펴야 할 3대축이 있다. "물가""국제수지""성장"이 바로 그 것. 경제학자들은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물가를 살피고,수출 수입 세계경기 등을 종합해 국제수지를 판단한다. 성장부문에서는 수출 소비 투자 등에 집중적 연구를 한다. 김기승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률을 단순히 몇% 점쳤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경제의 전반적 추세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성장률 전망을 활용해야 한다"며 "경기전망에 모든 변수를 넣을 수 없기 때문에 최종 단계에서는 주관적 감정을 포함시키는 조정의 과정이 반드시 들어간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